마이 delivery 기록기 1 - 자궁문 10센티미터가 열리기까지
출산하고 19일이 지나서 가물거리지만 11일 되던 날, 그날의 기억을 기록했습니다. 저는 마마스조산원에서 박은란 둘라와 함께 자연주의 출산으로 3.1kg인 아기 노냥이를 2018년 8월 14일에 만났습니다.
뱃속 아기가 나오기로 예정된 날은 8월 20일이었다. 막달에 대학병원으로 검진을 받으러 다니면서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더라도 감사해야겠다는 철든 생각을 했던 순간이 있었다.
산모들에게는 공포의 내진이라고 하는 마지막 검사를 받은 8월 13일, 나는 저녁으로 거하게 샤브샤브 스페셜을 토할 정도로 먹고 밀탑 팥빙수를 먹지 못했다. 밤늦게 이슬에 해당하는 생리혈을 발견하고 부랴부랴 짐을 정리했다.
남들은 미리 싼다는 출산가방은 당일 날 급하게 챙겨 넣었다. 미쳐 받지 못한 수유복과 수유런닝, 마르지 않은 속옷은 내버려둔 채, 오후 11시 진통이 9분, 8분, 7분 간격으로 찾아왔다. 아니길 바랐지만 진통이 몸으로 찾아올 때마다 나는 걷기 힘들 정도로 고통이 왔다가 사라짐을 느꼈다.
조산원에 전화할까 말까 하다가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견디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 ‘오세요’라는 한마디에 대충 싼 출산가방을 들고 조산원으로 향했다.
오전 2시와 3시 사이 나는 내진으로 자궁문이 얼마나 열렸는지 들었다. 그곳에 도착하고 5센티미터 열렸다고 들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진통이 그때까지 끝이길 꿈꿨다.
처음 애를 낳기도 하고, 힘쓰는 법을 잘 몰랐고, 두려움도 미친듯이 많아서 둘라와 함께 하는 출산을 계획했다. 비용 부담이 있어서 미리 둘라에게 전화만 하고 출산하는 날까지 따로 미팅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다행히 하려고 생각했던 박은란 둘라선생님이 새벽에 가능하셔서 감동분만 코스로 진행했다. 처음에는 남편과 단둘이 어떻게든 해보려고 생각했다. 진통이 찾아오니 덜컥 겁이 났다. 통증과 함께 괜히 머리를 굴리고 싶지 않아 둘라와 함께 하는 출산을 선택했다.
1시간 정도 수중에서 자궁문이 더 열리길 시도했다. 지금 와서 미안한 이야기지만 남편이 바가지로 내 몸에 물을 끼얹을 땐 ‘빽’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뒤늦게 둘라가 와서 진통이 올 때마다 바가지로 몸에 따뜻한 물을 끼얹어주고, 낮은음으로 호흡하라고 하는 이야기가 도움이 됐다. 똑같은 바가지로 물을 끼얹어주는 사소한 행동에서 경험자와 비경험자가 확연히 나뉘었다.
나와 남편은 출산이 처음이라 낯선 진통의 밤을 지나가고 있었다.
새벽 동안 나의 진통은 계속 이어졌다. 둘라가 변의감이라고 하며 똥 쌀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냐고 계속 물었지만 그때까지 그런 느낌은 나에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 느낌을 찾으려고 나는 변기에서, 침대를 부여잡고 좁은 방에서 위치를 옮겨가며 진통을 했다.
10센티미터에 해당하는 자궁문은 생각 외로 빨리 열렸다. 자궁문이 열리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아이 머리 둘레가 10센티미터로 ‘순풍’하면 아기가 나오는 줄 알았다. 그다음 코스가 또 기다리고 있었다.
적게 적는다고 기록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서 두편으로 나눠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