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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체반쌤 Apr 28. 2023

EP.22[엔지니어의 말하기#4] Scoring(1)

덧셈이 안될 땐, 되게 하라.

안녕하세요. 반도체 회로 설계 엔지니어, 도체반쌤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EP.19[엔지니어의 말하기#3]Priority>>의 후속 글이기도 합니다. 총 여섯 편 정도의 에피소드 글들을 모아 브런치 책 한 권을 출간해 볼 계획을 하고 있답니다.

https://brunch.co.kr/@docheban77/23


[엔지니어의 말하기#1~#3]을 통해, 인풋 정보의 주어진 효율을 이용할 줄 아는 능력과 업무 담당자로서 우선순위점수를 부여하는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풋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보려 합니다.


전체 아웃풋은 다양한 인풋에 의한 아웃풋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만약 아웃풋의 합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이한다면 어떨지 상상해 봅시다. 상당히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그런데 더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란 어떤 상황일까요? “휴대폰 2개+우유 1L”, “품질점수 97점+비용 5천만 원”과 같은 덧셈을 가정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덧셈의 결과를 정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인풋의 단위가 다르기 때문이죠. 실제 업무를 진행할 때는 이처럼 덧셈이 불가능한 상황이 참 많습니다. 이때, 덧셈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이 바로 점수 매기기(Scoring)입니다. 다음 내용을 실무에서 접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P기업에서 발생한 안전 문제의 근본개선을 위해 솔루션 제공 업체를 M기업, N기업, L기업 가운데 선정하고자 한다. 이번 근본개선을 통해 안전 관련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 것이 P기업의 최우선 목표이다. 최근 P기업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가용할 수 있는 비용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어진 정보는 다음과 같다.


①각 업체가 투입할 인원 가운데 안전관리자격증을 보유한 인력을 확인해 보니,

M기업은 4명, N기업은 1명, L기업은 2명이었다.

②계약을 위한 비용을 확인해 본 결과,

M기업은 8천만 원, N기업은 5천만 원, L기업은 4천만 원을 제시하였다.

③근본개선 솔루션 제공 납기를 확인해 본 결과,

M기업은 5개월, N기업은 4개월, L기업은 3개월을 제시했다.

솔루션 제공 업체 선정 담당자로서 적절한 기업을 선정하라.(단, 주어진 조건 외 모든 조건은 동일하다.)


3개의 기업(M기업, N기업, L기업) 가운데 하나의 업체를 선정하는 담당자가 되었으므로, 3개 업체를 숫자 기반 비교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풋 정보를 먼저 확인해 보자면, 안전관리자격보유자수, 비용, 납기 이렇게 세 가지 항목이네요. 세 가지 인풋에 대한 우선순위점수를 명확하게 안내받은 것은 아니므로, 담당자로서 우선순위점수를 결정하는 것이 첫 번째 업무가 되겠습니다. 안전 관련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 것이 P기업의 최우선 목표이므로, Priority(안전관리자격)을 3점으로 설정하겠습니다. 한편, P기업의 영업실적을 고려하였을 때, 안전사고 이력 다음으로 중요한 인풋은 비용이라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Priority(비용)=2점, Priority(납기)=1점으로 설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매번 글에서 강조하고 있지만, 저희는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답"을 찾는 것이 목표가 아님을 인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선순위점수를 3/2/1로 배분하는지 5/3/1로 배분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근거로 우선순위점수를 부여했는지와 그 점수를 무엇으로 정의했는지만 명확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인풋 정보를 파악하고, 각 인풋 정보의 우선순위점수까지 부여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M기업과 N기업 그리고, L기업의 아웃풋이 얼마인지 계산해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M기업의 전체 아웃풋 계산을 해보는 과정에서, 아웃풋의 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식을 함께 봅시다.


아웃풋의 합이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인풋의 단위가 모두 다르고, 특성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를 확인해 봅시다. 아웃풋 평가 진행 시, 안전관리자격 보유자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죠. 반면에, 비용이 높을수록 혹은 납기가 오래 걸릴수록 아웃풋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주어진 표에 따라, 각 단위 인풋에 따른 아웃풋을 도식화해 보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각 인풋의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아웃풋의 모양이 모두 다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상태에서 합산을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M기업의 전체 아웃풋을 도식화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안전관리자격보유자수 인풋 4에 의한 아웃풋인 파랑 도형 12점, 비용 인풋 8에 의한 아웃풋인 빨강 도형 -16점, 그리고 납기 인풋 5에 의한 아웃풋인 노랑 도형 -5점을 합할 수 없는 이유는 도형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담당자로서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작업은 아웃풋 도형을 같은 종류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아웃풋 도형을 같은 종류로 바꾸어서 합산이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필요한 개념이 점수 매기기(Scoring)입니다. 


EP.23에서 계속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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