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거나 달린다
"운동하기 좋은 날입니다.”
경비 아저씨가 말한다.
아저씨와 아침인사를 나누며 가볍게 걷는 것으로 몸을 풀기 시작한다. 집 바로 옆 건물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공사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빠르게 걷는다. 슬슬 몸이 달아오르면 천천히 달린다. 목표는 4차선 왕복 도로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면 나오는 곳이다. 대략 1킬로미터이고 두 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첫 번째 횡단보도에서 초록불이 켜졌다. 횡단보도까지 전력 질주가 시작된다. 한시라도 빨리 목표한 곳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이 횡단보도를 가능한 빨리 건너야 한다. 다음 횡단보도의 초록불이 몇 분 후면 켜지기 때문이다. 단, 횡단보도 직전까지만 달리고 횡단보도에서는 좌우를 살피며 천천히 걸어야 한다. 페이스 7분대로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공원에 도착해서 나는 다시 걷기 시작한다. 마스크를 벗고 공기를 마신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니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하늘도 한번 쳐다본다. 의식적으로 하늘을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하루 한번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다. 봄에 이사 온 이곳은 가을이 되자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다. 튤립이 심어져 있던 정원에는 코스모스가 피었다. 연못에는 이름 모를 새가 조각상 마냥 서있다. 작은 미동에 새인 줄 알았다. 사진을 하나 찍어 둔다. 집에 가서 아이에게 보여줄 참이다. 새벽이슬이 맺힌 풀잎,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공원의 구석구석을 살핀다. 천천히 걸으며 공원을 음미한다.
7시가 되기 2분 전이다. 샴푸 향기를 휘날리며 그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항상 이 시간이면 나의 뒤에서 달려온다. 20대로 추정하는 그녀는 잔근육이 잔뜩이다.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부럽다. '이렇게 걸을 수만은 없다. 나도 달릴 수 있는 사람이다.' 멋진 그녀를 보며 덩달아 뛰기 시작한다. 달리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멋있어 보인다는 것도 한 몫한다. 어느새 턱밑까지 숨이 차오른다. 숨을 고르며 다시 걷는다. 그녀는 다시 저만치 멀리 달아났다.
나는 하루 4킬로미터를 달리거나 걷는다. 걷기만 하기에 나는 아직 젊다. 내 심박수의 최고치는 내가 달릴 때에만 확인할 수 있다. 달리면 더 멀리, 더 빨리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달리기만 하지는 않는다. 달리기만 해서 발목, 무릎 통증이 반복해서 생겼고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걷고 달리기, 나는 인터벌 러닝으로 꽤 오랜 시간 달리기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인터벌운동이란?
인터벌 운동은 저강도 운동과 고강도 운동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강도 높은 달리기를 통하여 순환 및 호흡 상태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이어 가벼운 걷기로 짧고 불완전한 휴식 상태에서도 폐와 심장은 운동하는 것 같은 효과를 누르게 된다. 운동이 끝나고도 산소 소비량이 그대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인터벌 운동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하지 못한다. 인터벌 운동은 단 30분, 짧게 하더라도 효과적이다. 걷기만 하면 지루하고 달리기만 하면 힘이 든다. 걷기와 달리기를 번갈아 가며 함으로써 지루함을 덜어내고 힘들지 않게 오래 할 수 있다. 인터벌 러닝은 운동을 처음 하는 초보자에게도 권유한다. 힘들 때까지 달리다가 벅차면 잠시 숨을 고른다. 걷다가 지루하면 다시 달리면 된다. 부담이 없어서 자주 할 수 있다.
인터벌 운동의 건강에 대한 효과는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단 2주만 해도 뱃살 등 체지방이 감소하고, 더 많은 칼로리가 소모된다. 인슐린 민감성이 개선되어 당뇨 관리 및 예방에 효과적이다. 심박출량, 혈관 탄성, 동맥 경화도, 부정맥 예방 등 심장 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인터벌 운동을 꾸준히 한 경우 혈압이 감소한다. 또한 다리 근력과 힘이 증가된다. 인터벌 운동은 중강도 운동보다 효율적인 운동 방법으로 평가된다.
인터벌 운동은 어렵지 않다. 달리기 3분, 걷기를 3분간 5번 반복한다. 총 30분간 하면 충분하다. 시간을 재기 힘들다면 음악을 들으면서 하면 좋다. 노래 한곡의 재생 시간이 3~4분 정도이니 노래의 바뀜에 맞춰 달리거나 걷는다.
나만의 인터벌 러닝
평상시에도 나는 인터벌 러닝을 즐긴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걷는 게 지루할 때 , 앞서가는 멋진 러너를 만났을 때, 출근 시간이 가까웠을 때, 횡단보도가 초록 불로 바뀌었을 때, 소변이 급해 터질 것 같을 때, 아이와 술래잡기를 할 때, 햇살에 눈이 부실 때 나는 달린다. 달리다가 걷는다. 아이와 함께 걸을 때, 떠다니는 생각들을 잡고 싶을 때, 기록하기 위해, 무릎과 발목에 통증이 생겼을 때, 멈추어서 사진을 찍고 싶을 때,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지나갈 때, 친구와 함께 이야기할 때에 걷는다.
다양한 변주가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하듯 걷기도 우리 삶도 다양한 속도가 필요하다. 걷거나 달려서 나만의 변주를 만드는 것이 인터벌운동이다. 나는 한 번에 끝까지 달리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마지막까지 뛰거나 걷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걷거나 달리거나, 인터벌 러닝이라면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