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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튜브 Oct 06. 2022

라이브 커머스, <체험 삶의 현장>처럼 해보세요.

출처 : rednet

 지난번에 크리에이터 기반 커머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한국에서 크리에이터 커머스가 어려운 이유는 ‘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은 플랫폼이 없고’, ‘중국과 달리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들고’, 제품 리뷰 크리에이터 제외하고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는 세일즈 기반 팬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는 어떨까요?

출처 : HubSpot Blog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는 크리에이터를 섭외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크리에이터는 기본적으로 BJ & 스트리머랑 다릅니다. 크리에이터는 ‘녹화형’ 콘텐츠 기반 창작자입니다. 말을 못 해도 상관없습니다. 녹화한 영상을 잘 이어 붙이기만 하면 돼요. (실제로 크리에이터 하신지 얼마 안 된 분께는, 똑같은 말은 여러 번 하셔서, 영상을 찍으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중 잘 나온 것만 이어 붙이면 되고, 반복할수록 자신감이 붙기 때문이죠)

  즉,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서는 즉흥적으로 말씀을 잘 하시는 분도 있고, 말씀을 잘 못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체감상 유튜브 크리에이터면서 말씀을 잘 하는 사람은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라이브(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적은 것이고, 라이브 커머스를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더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 Caroline Hirons

  그래서 TV 홈쇼핑 기반의 쇼호스트 분들이 들어오게 됩니다. 쇼호스트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점점 TV 홈쇼핑 시장은 빡세지고, TV에서 디지털로 시청자들이 넘어가는 상황이기에, 라이브 커머스는 더없이 좋은 기회죠. 하지만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과 비교하면, 중국은 제품에 전문성을 띤 크리에이터가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느낌이라면, 한국은 쇼호스트가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느낌입니다. 라이브 커머스도 디지털 콘텐츠인데, 날 것의 느낌은 전혀 나지 않습니다. 마치 연예인이 유튜브 콘텐츠를 TV 프로그램처럼 만드는 것 같은, 여전히 형식적이고 틀에 갇혀 있는 느낌입니다.

  일단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를 보면,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집니다. 스튜디오를 제품 콘셉트에 맞게 빡세게 꾸밉니다. 배너, 장식품, 무대 등 스튜디오를 꾸미는 인원이 따로 있고, 제작진들도 너무 많습니다. 라이브 감독, 촬영 감독, 오디오 감독, 조명 감독 그리고 쇼호스트도 있죠. 그만큼 라이브 커머스 매출이 나올까요? 대부분 안 나옵니다.

출처 : 삼프로TV 및 KOCCA <2021 중국 라이브커머스 산업 보고>

  왜냐하면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플랫폼이 없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 그립, 쿠팡, SSG, 카카오 쇼핑 라이브, 배민 쇼핑 라이브 등 다 비슷 비슷합니다. 시장에서 압도적 1등 플랫폼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우리나라에선 중국의 타오바오만큼이나 대중화된 커머스 플랫폼이 없습니다. 2021년 거래액 기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이 38%, 네이버가 32%입니다. 반면 중국은 중국인 중 40%(3억 8,800만 명)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시청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차원이 달라요.

  결국 한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흘러가는 양상을 보면, 그냥 평소에 사려던 제품을 쿠폰 먹여서 싸게 사려고 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라이브를 보는 소비자에겐 무조건 특혜를 줘야 하기 때문이죠.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 역시, 라이브 커머스 뜬다니까 그대로 가져와서 TV 홈쇼핑을 억지로 때려 박은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라이브 커머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크리에이터 포함 디지털 콘텐츠를 하는 분들에게 늘 이야기하는 것이 있어요. ‘날 것’으로 만들어라. 그래야 가성비 있게 운영할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 할 수 있다. 라이브 커머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처 : 한국경제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중국 라이브 커머스 사례 중, 가장 놀라운 사례는 시진핑이 버섯 농장 라이브 커머스에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가서 라이브 커머스를 했다는 거예요. 이 사례를 보고 딱 떠오른 프로그램이 있지 않나요?

출처 : KBS 같이삽시다 유튜브 채널

  바로 <체험 삶의 현장>입니다. 연예인이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라이브 커머스에 적용하는 거죠. 진짜 제품과 관련된 현장에 가서 체험을 해보고 실시간으로 해당 제품을 파는 것입니다. 촬영도 단순하게 핸드폰만으로 하는 것이고요. 화질은 픽셀이 깨지는 정도만 아니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제품을 어떻게 생생하게 전달해 줄 것인가가 포인트입니다. 그래서 타오바오에서는 왕흥뿐만 아니라, 주름살 가득한 할머니가 본인 농장에서 무말랭이를 라이브 커머스로 꾸준히 팔 수 있는 겁니다. 한국에서 김치를 판다면, 차라리 해당 김치를 수확하는 농장 앞에 가서, 수확한 배추를 빠르게 김장하고 먹는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스튜디오를 부엌처럼 꾸며서 김치를 파는 것 보라요. 그러면 스튜디오 비용이나 인건비에서 마이너스 칠 일이 없겠죠. 라이브 커머스 매출 자체가 엄청나게 크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쇼호스트는 크리에이터에 비하면 팬덤이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즉, 쇼호스트 분들을 통해서 라이브 커머스를 안 하셔도 돼요. 말씀 기깔나게 잘 하시는 일반 사장님들이나 농장 주인분들과 해도 돼요. 오히려 그분들이 쇼호스트 분들에 비해 해당 제품의 신뢰도가 높을 겁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 역시, 커머스와 같이 성공하기엔 쉽지 않다. 이커머스 시장을 압도적으로 점유한 플랫폼도 없고, 라이브 커머스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 라이브 커머스는 TV 홈쇼핑을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으로, 인풋 대비 아웃풋이 거의 없다. 평소에 사려던 제품을 라이브까지 기다렸다가, 할인 쿠폰 먹여서 싸게 사는 수준 밖에 안 된다.
 3. 디지털은 날것이 핵심이다. 라이브 커머스를 <체험 삶의 현장>처럼 해보자.
 4. 쇼호스트는 팬덤이 없기 때문에, 해당 제품을 오랫동안 쓰신 사장님 중에 말씀 잘 하시는 분과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게 신뢰도나 생생함 측면에서 더 나을 수 있다.

  라이브 커머스도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그리고 디지털의 핵심은 2가지, ‘날 것’과 ‘가성비’입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402577












※ 참고 자료

1. 삼프로TV. <온라인 '유통 패권' 다투는 쿠팡 VS 네이버... 이베이 삼킨 이마트 따라 붙을까?> 2022.4.29.

https://contents.premium.naver.com/backbriefing/news/contents/220429175702332Rw

2. KOCCA. <2021 중국 라이브커머스 산업보고>. 2021.12.24.

https://welcon.kocca.kr/ko/info/trend/1951110

3. 조아라. 한국경제. <시진핑, 버섯 판매 방송에 '깜짝등장'..라이브커머스 뭐길래>. 2020.9.12.

https://v.daum.net/v/20200912070103486

4. KBS 같이삽시다 유튜브 채널. <체험 삶의 현장 800회 특집 - 추억의 영상>. 2009.12.20.

https://youtu.be/1TRgjz7zZ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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