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롱패딩의 계절이 찾아와 버렸다
저저번 주까지만 하더라도 히트텍에 후드티를 겹쳐 입으면 그럭저럭 다닐만했는데
결국 롱패딩 없이는 집 앞 편의점 가기도 엄두가 안 날 정도로 추워졌다
겨울의 묘미는 아무래도 붕어빵 또는 잉어빵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슈크림이나 피자맛 등등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많이 나왔지만
역시 붕어빵은 팥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걸어서 딱 3분 거리에 있는 작은 컨테이너 점포에서 저저번 주부터 붕어빵을 팔기 시작했다
현금을 잘 들고 다니지 않지만 가끔 금요일 로또를 사기 위해 종종 오천원에서 만원을 인출하곤 하는데
잔돈이 남으면 붕어빵을 두어 개 사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만 하다가
결국 아직까지도 붕어빵 냄새만 열심히 맡았지, 입에는 대지도 못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추운 날씨에 밖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건 질색이라 그렇다
항상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어서
어느 날은 현금도 있겠다, 딱 먹어야지 마음을 먹었는데도 그냥 바로 자주 가는 카페로 발길을 돌리곤 한다
또, 붕어빵은 뜨끈하고 가장자리가 아직 바삭할 때 딱 먹는 게 제일 맛있는데
바로 먹기엔 너무 춥기도 하거니와 또 코로나가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내리고 맘 편히 먹기엔 아직 좀 그렇긴 하다
아무리 품 안에 고이 모셔서 집으로 들고 간다 하더라도
금방 눅눅해질 붕어빵을 생각하면 그냥 에이 다음에 먹지 하면서 돌아선다
벌써 12월 첫째 주의 목요일이 끝나간다
난 아직도 붕어빵의 맛도 보기 전이고
20대 끝자락에서 내가 여태 무얼 했는지,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결혼은 할 건지,
여전히 우왕좌왕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붕어빵 하나 먹는 것에도 이렇게 여러 측면에서 고민을 하는데
인생은 도무지 어떻게 살아야 속 편히 맘 편히 살 수 있는 걸까
그냥 이런저런 뒷감당 생각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좀 즐거우려나
쓸데없다고 여겨지는 고민부터, 도무지 답을 알 수 없는 고민까지
나는 항상 너무 많은 생각을 안고 사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