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게 있었을 빛나던 그때의 아침 풍경
나무의 결을 살린 탁자가 있다.
늙은 여인의 눈가보다 더 세밀한 주름들이 올올히 박혀있는 모습이 옹골지다.
손으로 주름들을 어루만진다.
잡티 하나 없는 광고 속 미녀의 얼굴처럼 매끄럽다.
탁자와 초록 이파리의 거리는 고작 한 뼘
저 멀리 남산에도 아른거릴 초록 이파리가 안경을 지나 동공에 맺혔다.
지난 무더웠던 여름의 초록을 간직하고 있는 걸까
초록, 숲의 눅눅한 달콤함이 귓가에 어릿하다.
초록빛이 유리를 파편 없이 깨며 들어온다.
이제 막 밤에서 깨어난 홍대 앞 삼거리
신호등은 오늘도 단호한 눈빛으로 초록을 발열한다.
사람들이 움직인다.
머리를 만지는 소녀, 단추를 채우는 신사,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고요한 사내까지,
사람들이 움직이고 그들이 아침을 만든다.
아침이라 불리울 수 있는 것은 움직임 때문만은 아니다.
진부하지만 바쁜 그들의 몸짓에 햇살이 물을 들이며 녹아든다.
짧지만 바쁜 그림자까지 완성되어야 아침이 온다.
햇살은 이제 카페 Levain의 음악에 너울댄다.
발그스름한 빛은 점점 황홀해지고
마음까지 따뜻해지고 싶은 사람들은 주저 없이 고구마 케이크를 탁자 위에 올린다.
노란 빛깔
황금의 색
아침의 햇살을 박제한 한 스푼의 아침이 반짝거린다.
반짝임이 혀 끝에서 부서질 때 음악이 귀를 울린다.
그림자가 움직인다.
아침은 더 분주하다.
고구마 케이크가 묻은 입술을 닦으며 금세 지나갈 스무 살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