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을 지나서
다시, 글의 숲으로 마음을 안기러 갑니다.
오랜만에 아이가 이른 잠을 자면,
엄마는 일상의 잠에서 깨어나
고요한 마음 속 동굴의 입구를 찾습니다.
번잡하면서도 단조로운 일상,
내가 누구인지를 잊어가면서도
하루에도 수없이 부르고 대답하는 이름과 이름들
그 속에 누가 있는지 마음으로 부르지 못하는 이름들
이사를 했어요.
매일 걷게 되는 바닥과 길목이 제법 달라지고
매일 보게 되는 먼지와 잡초들의 색이 달라지고
몸은 새로움에 놀랐다가 금새 적응하고 있지만
아이도 새로운 천장에 놀라 울다 다시 잠을 청하지만
마음만큼은 어디에 두고 길을 들여야 하나
어른이 되고나서 수없이 반복한 이사를 지나서도
아직도 그 길을 도통 몰라
한 밤, 지나간 음악 속에서 마음을 재웁니다.
긴 밤이 지나면
밝은 낮과 밝은 낯에 눈이 부셔
더 이상 보이지 않을 것들이라고
이제, 마음도 이사를 할 때인가 봅니다.
이사를 하기 직전에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사려니 숲이 나눠주는 향에 취해 짧은 일정에도 두어번 들렀네요.
다시 사진으로만 봐도 편안한 숲처럼
브런치라는 글의 숲 속으로 오랜만에 들어왔어요.
이 숲엔 여전히 보기만 해도 마음을 늬우고 싶은 편안한 글들과 숲내음처럼 그윽한 글들이 한가득이군요.
오랜만에 글을 쓰기 전에 어색한 마음을 서툴게 풀어봤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글쓰기를 쉬었네요.
부지런히 읽고 쓰고, 다시 글의 숲 속으로 걸어갑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