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미소]라 불러요. 최종화
산책 중.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강아지든 큰 강아지든
일단 만나면 친해지는 것이 아니라.
언니든 엄마든 가까운 사람의 다리 뒤로 가 숨는다.
상대편 강아지가 다가오든, 짖든
관심 1도 없는 채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걷는다.
산책시간이 맞아
항상 마주치는 포메라니안 '구름'이와는 다행히 낯가람이
없어져 냄새 맡는 것에 열중하다가 나란히 앉는다.
다행히 사교성은 있는 거 같아 다행이다.
3-4시는 피해서 나오는 산책 시간.
(저 시간에 항상 낮잠을 잔다.)
시바견의 산책은 정말 힘들다.
산책할 때 힘든 점이 하나 있다.
어느 정도 걷고 냄새를 맡으면
무조건 정자에 들어앉은 채 명상에 젖어든다.
그것까지는 정말 좋다.
이제 그만 가자하면
일어설 생각이 없고, 그 자리에서 버티기에 돌입한다.
나온 지도 한 시간.
나는 "이제 그만 집에 들어가고 싶어!"라고
미소에게 말한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니? 집에 좀 가자."
분명 귀를 쫑긋 하며 들었음에도
[안가, 시바]를 시전 한다.
결국 나와 팽팽한 기싸움.
그러다 안겨서 집에 들어온 적도 있고,
때마침 퇴근하는 아빠의 차가 도착하면
그때 같이 집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지금 날씨에 나가면
10분 만에
더위와 발바닥의 뜨거움을 견디지 못해
자기가 직접 앞장서 집을 향해 빠르게 달린다.
미소의 식사 특징
식사시간으로 밥을 챙겨주며 먹지 않고 기다린다.
"또?"
그렇게 말하고는 옆에 앉아 먹을 때마다
박수와 함성이 있어야 깨끗하게 비운 후에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온다.
가족들이 다 잠드는 시간이 찾아오면
미소는
본인 자리에서 자다가 천천히 일어나
가족들 곁으로 한 번씩 다가와 발아래에서 잠이 든다.
요즘은 출근 전까지 에어컨이 돌아가는
남동생 방으로 들어가 잘 오지 않는다.
아침 출근길마다 배웅해 주는
미소가 안 보여 쓸쓸하기도 했다.
그렇게 6시간이 지나야 보는 나와 미소.
미소는 여느 때와 똑같이 앞발로 공격한다.
한 번은 너무 힘들어 그대로 누웠는데
미소가 침으로 내 얼굴을 쓸었다.
그 모습에 이뻐 얼굴을 길게 늘어주다가
나도 뽀뽀로 대응하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붙어있기 시작하면 나는
미소의 등을 손으로 빡빡 긁어주다가
미소를 바라보며 미소는 뭐가 좋은 지 입을 길게 늘인다.
등이 끝나면 옆으로 풀썩 눕고
이다음 손으로 다리를 빡빡 긁어주면 발을 올리며 흔든다.
이런 행동 하나하나 다 눈에 들어오니,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한 번은 남동생 따라 1박 2일을 외박했는데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
그때 느꼈다.
미소가 만약에... 만약...
그렇다면
나는 견딜 수 있을까?
짧은 1박 2일도 보고 싶어 하는데..
집 안 곳곳에
미소의 흔적이 있고,
미소의 모든 게 배어 있다.
견디지 못해
펫로스 증후군이 날 찾아오면 어떡하지?
아직 먼 미래를 벌써 생각하는 나의 단점.
결국 영양제를 많이 사버렸다.
엄마는 그 모습에 말했다.
"이 많을 걸 언제 다 먹이냐?"
그래서 요즘, 아침저녁마다 먹인다.
내 옆에서 오랫동안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내 핸드폰 속 갤러리에는 미소의 다양한 표정으로 찍힌
사진과 동영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