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다시 서비스직.

퇴사 이유를 다시 깨닫다.

by dodamgaon

돌고 돌아 다시 또 서비스직에 섰다.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이제는 다신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국 발길은 같은 자리를 향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생계를 위해서, 익숙하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일밖에 나를 다시 받아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 보니 반가운 것도 있었다.

익숙한 기분, 몸이 먼저 기억하는 일상의 루틴들.

그런데도 웃긴 건, 내가 왜 퇴사를 했는지 다시 깨닫고 있다는 거다.


감정노동은 여전히 무겁고, 정신노동은 하루의 끝을 지치게 만들었다.


진열을 정리하느라 온몸이 구부정해져 있을 때였다.

숨을 고르기도 힘든데 고객님이 다가와 태연하게 물었다.


“이거, 어디 있나요?”


순간 속으로는 ‘지금 보시는 게 다예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나는 미소를 지으며 안내했다.

서비스직이란 늘 그렇다.


마음속의 대답과 입 밖으로 나오는 대답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그래도 전부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가끔은 착한 고객들의 말에 마음이 환해졌고, 작은 배려 하나에도 나는 웃을 수 있었다.

힘들었던 하루가 순식간에 위로받는 듯했고, 그 순간만큼은 나도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


돌아왔지만 예전과 똑같지는 않았다.

그때는 힘듦만 보였지만, 지금은 그 속에서 글감을 찾고, 이야기를 발견하는 나 자신이 있었다.

다시 서비스직에 선 지금도 분명 힘들다.

그러나 예전과 다른 점은, 이제는 이 경험을 글로 남길 수 있는 내가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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