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나 두 마리나, 별 차이 없나요?
한번쯤 이런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한 마리나 두 마리나 뭐가 달라"
그리고 이미 두 마리인 경우엔,
"두 마리나 세 마리나 .."
오늘은 두 마리 이상을 기르는 다견가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기르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훈련사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한 마리와 두 마리의 차이는 확연히 있다. 특히 마리 수가 두 마리를 넘어갔을 때는 오로지 내 시간을 강아지들에게 쏟아야 겠다 라는 다짐도 필요할 것 같다. 물론 두 마리 이상의 다견을 기르고 있지만 힘든 내색 없이 혹은 진짜 평범한 라이프를 살고 있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미 취미와 생활의 일부가 매일의 생활패턴이 되어버린 경우에 말이다. 반면 특정 상황에서 여러마리의 다견을 통제가 어려워 방문교육이나 유치원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가정도 있다.
똑같은 다견인데 왜 가정 마다 이렇게 다를까?
내가 생각했을 때 아래와 같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다견을 부양하는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
강아지에게 쏟는 자유시간이 많은 삶의 패턴을 가진 사람에게는 산책을 하는 것이 노동의 연장으로 생각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개들 데리고 산책가야하는데..' 라는 압박을 가지고 있다면 세 마리의 강아지를 산책 시키는 것이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뿐만아니라 보호자의 본래 성격이 통제와 리드를 잘 하는 타입의 사람이라면 다견을 컨트롤 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 반려하는 강아지들끼리의 성향과 조화
산책을 갈 때 세 마리를 한꺼번에 데리고 가는데도 리드줄 컨트롤의 어려움이 없고 짖음 없이 다니는 무난한 성향의 친구들이거나, 집에서도 큰 문제 없이 잘 생활하는 조합의 강아지들을 기르고 있다면 강아지 마리 수에 큰 부담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 경제적인 여건 등등
경제적인 여건도 되어 함께 여행도 다니고 강아지들에게 주고 싶은 음식과 용품까지 채워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사실 말은 쉽지만 강아지가 심심할까봐 한 마리를 데리고 오던 것이 보호자의 고민의 시작이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마리가 짖으면 안짖던 다른 강아지까지 따라 짖는다던지, 입양한 아이가 성견인 첫째와의 개월 수 혹은 나이 차 때문에 서로의 활동량이나 성향이 맞지 않는 다던지, 한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들을 집착적으로 통제를 한다던지, 서로가 서로의 변을 먹는 행위 등등..
위에서 언급한 내용중에 일반 가정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짖음'일 것이다. 이 짖음은 특정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평상시 보호자의 통제와 리드에 강한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고 강아지들의 행동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가정에서 '놀이'와 '통제'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치 두 강아지가 재미나게 노는 것 처럼 보여도 한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를 통제하는 행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방치 했을 경우 더 악화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많이 곯은 후에야 알게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혹은 끝까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당하고만 있던 강아지는 만성스트레스화 되어 점점 무기력해지거나, 신경질적인 행동을 반복하게 되기도 한다.
특이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견가정에서는 강아지들끼리 보여서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단순히 '잘 놀고 있군' 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즉 세마리가 뭉쳐있는 겉모습을 볼게 아니라 한 마리 한 마리의 행동을 나눠서 관찰 했으면 한다.
✔️ 모처럼 두 세 마리가 뭉쳐있을 때 잘 노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모습을 자세히 한 마리씩 관찰해보면 일방적인 놀이를 하고 있을 수 있다. (놀이를 가장한 통제 행위, 보호자가 리더가 되어야 하지만 그들 사이에 서열과 리더가 형성되는 과정일 수 있다)
✔️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를 꾸준히 자주 핥아 주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한다.
✔️ 한 마리가 움직일 때 집착적으로 따라다니는 행동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매 움직일때마다 따라가는 것은 궁금해서 따라가는 것을 넘어선 통제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살뜰하게 핥아주고 챙겨주는 것처럼 보여도 다른 강아지는 그 행동을 원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매일 매일 그 행동이 반복되다보면 싫지만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오히려 통제하고 있는 강아지로 부터 떨어뜨려주면 울고 불며 그 곁으로 가려고 애쓰는 경우도 있다. 너무 익숙한 나머지 떨어지는 것조차 어려운 사이가 된 이 관계는 결코 건강한 관계가 될 수 없다. 서로 다른 날, 다른 시에 태어난 만큼 한 마리의 개체로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알게 모르게 익숙한 나머지 서로에게서 떨어지면 어색하고 힘든 시간이 되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생활하더라도, 서로에게서 떨어져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개체 하나하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한꺼번에 산책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개별로 산책을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혹은 유치원을 보낼 때도 다 같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 요일을 정해서 따로따로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견을 부양할 때 꼭 알아두면 좋은 것은 가정 내에 규칙과 통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마리를 기르게 됐을 때 애정을 1/2씩 분배하겠다는 것은 보호자만의 생각이다. 그렇듯 세 마리 일때 1/3씩 애정을 똑같이 나눠줄테니 순서를 기다려라, 라는 것은 강아지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한 강아지에게 애정을 주고 있을 때 다른 강아지들이 보호자에게 올라타려고 한다던지, 심한 경우는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하지만 보호자가 리더가 되어 규칙을 정하고 통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짖음도 있을 수 없고, 서로가 질투 때문에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강아지 문제행동은 '리더의 부재'를 느낀 강아지 사이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