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견유치원 kim원장 Aug 06. 2023

Chapter54 강아지의 후천적 성향

선천적인 것보다 경계해야하는 것



유치원을 운영하다보면 다양한 강아지와 보호자들의 성격을 경험할 수 있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강아지가 후천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는 보호자와의 궁합에 대한 이야기이다. 궁합이라고 말하기에 맞다, 안맞다 라고 구분지으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보호자도, 강아지도 타고난 성격을 바꿀 수는 없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습관을 바꾼다면 좀더 행복한 강아지와 보호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써본다.


다양한 성격의 보호자들만큼 같은 견종임에도 정말 다양한 성향의 강아지들이 있다. 그중 아래와 같은 반대조합의 가정은 나를 웃음 짓게 하는데,


<우린 서로 반대 성향>

type A. 차분한 보호자 + 텐션이 높고 많이 활발한 강아지

type B. 텐션이 높은 보호자 + 무던하고 조용한 강아지


A타입의 가정의 경우 말수도 적은 보호자에 고상한 느낌이 물씬 나는 반면, 안겨있는 강아지가 뛰어가게 어서 내려놓으라며 보호자를 긁어대며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혹은 텐션이 굉장히 높게 등원하는 보호자와 달리 안긴채 멍~하게 바라보며 등장하는 B타입의 가정들이 있어서, 이렇게 상반된 가정을 보면 종종 웃음이 날때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반대의 성향일때 오히려 조합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데, 특히 흥분을 아주 잘하는 강아지를 기를 때 B타입의 보호자처럼 함께 텐션이 높아버린다면, 흥분도 높은 강아지의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강아지는 주변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 주변이 함께 흥분을 하며 잘 가라앉히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를 지켜보고 있는 보호자가 차분하다면 그 흥분을 빨리 가라앉히게 되는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




<같은 성향이 만나 에너지 발산(?)>


type C. 흥분을 잘 하는 강아지 + 텐션이 높은 보호자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더더 흥분 잘하는 강아지가 되기도 한다.


type D. 극 내성적인 강아지 + 매사에 조심스럽고 깔끔한 보호자

type F. 극 내성적인 강아지 + 무던한 보호자의 조합이 최고


D타입의 경우엔 천성적으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조심스러운 강아지인데, 매사에 걱정이 많은 보호자와 함께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에는 최소한의 경험만 하고 자라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다른 강아지를 한두번 접했을 때 보여지는 내 강아지가 피하는 모습을 보고 '내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를 무서워해. 만나게 하면 힘들겠어.' 하고 못을 박아 버리고 앞으로 다른 강아지와의 경험 자체를 차단해버리는 보호자들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와 무조건 즐겁게 뛰어 놀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애초에 강아지에게도 좋아하는 타입의 강아지가 있기 나름이기 때문에 강요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 있을 기회까지 원천 차단하는 것은 강아지를 배려하는 행동이 아닐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타입의 경우 보호자의 조심스러운 성향에 깔끔한 성향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우물 안의 강아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내가 이런 타입의 보호자라는 생각이 든다면 내 강아지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내용은 chapter 50에서 다룬 촉각사회화와 맥락이 일치한다.




많은 가정들이 거쳐가는 유치원인 만큼 다양한 가정을 경험하고 있는 입장에서 봤을 때, 무던한 보호자가 기르는 강아지가 제일 무던한 경향이 있다. 이럴 수도 있지~ 저러다 말겠지~ 하고 기다려주는 보호자라면, 강아지도 무던하게 잘 자라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흥분을 몹시 잘하는 강아지였다가도 철이 들면서 자기 조절이 되는 경우가 많고, 변하는 분위기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으며 보호자의 동태를 먼저 살피거나, 여러 촉각, 소음 자극에도 그저 무던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너무 무던한 강아지가 오래전 들개처럼 야생에서 살게된다면 생존 자체가 어렵겠지만(온갖 자극에 예민해야 위험을 피하고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는 예민해서 야생생존력이 높은 강아지가 필요하지 않다. 집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무던하게 함께 살아갈 동반견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대적인 영향에 맞춰 무던한 강아지로 기르고자 하는 노력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니 혹시 내가 환경이나 강아지에게 예민한 성향의 보호자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 발 양보해서 강아지에게 기회를 조금 열어주는 것은 어떨까? 혹시 모른다. 내 강아지는 알고보면 다른 강아지와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강아지일 수도 있고, 생각보다 무던한 성격의 성견으로 철이 들 수도 있다.



이전 15화 Chapter50 강아지 촉각사회화의 중요성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