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견유치원 kim원장 Jan 20. 2023

Chapter27 이래도 자동리드줄 쓰실건가요?

자동리드줄 과연 편하기만 할까?



나는 자동리드줄 헤이터이다. 자동리드줄을 처음 봤을 때부터 '아.. 이건 좀 아닌데' 라는 생각이 곧바로 들었는데, 이유 첫번째, 내 강아지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 리드줄이라는 것은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내 강아지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면 그건 리드줄의 원초적인 목적에 맞지 않는 것이다.


자동리드줄에는 다양한 체급을 감당할 수 있도록 7kg까지 커버가 되는 제품, 많게는 60kg까지 커버되는 대형견 전용 자동리드줄도 있다. 브랜드 이름을 걸고 장수하고 있는 제품들이 있듯이 대부분 그 무게에 맞게 안전성은 어느정도 보장되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으나, 문제는 그 자동리드줄을 조작하는 이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을 수 있어요 고객님'.


약 6년 전만 하더라도 3m 정도의 자동리드줄이 긴 편에 속했는데 오늘 이 글을 작성하려고 쇼핑몰에 검색을 해보니 이젠 8m도 나오더라.. 아니 대체.. 8m짜리 자동리드줄 가지고 뭐하시게..




물론 나도 자동리드줄의 장점은 잘 알고있다. 나 역시도 자동리드줄이 보편화되어있지 않던 시절, 강아지를 데리고 인적이 드문 외곽에 나가(펜스가 둘러져 있지 않은 곳에서 반 오프리쉬를 위한 목적으로) 특수제작한 11m짜리 로프를 강아지에 걸고 원반놀이나 공놀이를 즐겨 했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번거로웠던것은 바닥에 질질 쓸리는 로프 덕분에 로프를 다시 회수했다가 풀었다 수작업으로 손에 흙먼지가 묻는 것이었다. 


어느날 우리 유치원에 분실물로 방치되고 있던 자동리드줄을 가지고 넓은 부지에서 사용해보니 이 맛에 자동리드줄을 사용하는구나 싶기도 했었다. 하지만 자동리드줄의 역할은 딱 여기까지인 것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내가 느끼는 자동리드줄의 장점은 보호자와 강아지의 '해방감'이다. 언제나 펜스가 둘러진 반려견 운동장 같은 곳이 있는 것이 아니니, 강아지도 짧은 리드줄을 벗어나 뛰어볼 수 있고 보호자도 지나는 사람없이 탁 트인 공간에서는 뛰어노는 반려견을 보고 해방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 도심산책에서 '해방감'은 있어서는 안 된다.


자동리드줄을 사용하면 안 되는 곳은 특히, 인도가 도로에 인접하고 있는 도심의 대부분, 그리고 다른 강아지들이 산책 나오는 공원과 아파트 인근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차가 지나는 곳을 산책할 때 대부분 줄을 짧게 조정하여 산책하겠지만 긴급할 때는 빠르게 대처가 불가능할 것이다. 특히 자동리드줄의 락(lock)이 풀려있는 상태에서는 강아지가 가는 방향으로 줄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강제로 줄을 당기는 과정에서 손에 찰과상을 입는 일도 흔하다. 




그렇다면 강아지들이 자주 산책하는 곳에서는 자동리드줄의 사용이 왜 문제가 될까. 자동리드줄을 1.2~1.5m 내외로 맞춰 놓고 산책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 길이로 사용할거면 굳이 비싸고 무거운 자동리드줄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강아지 산책시 자동리드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용도와 심리에는 강아지들끼리 인사시키는 목적이 어느 정도 베이스로 있을 거라 생각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멀리서 다른 강아지가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이면 줄의 길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lock을 풀어 내 강아지가 저쪽에 있는 강아지에게 가게끔 하는 이상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 특화된 자동리드줄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번거롭게 "강아지 인사 시켜도 될까요?" 라고 물어볼 필요도 없고 강아지가 자의지로 갔기 때문에 나는 잘못이 없다 라는 뻔뻔한 논리가 합리화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상대 강아지가 싫다는 표현을 하면 줄을 당겨서 오게끔이라도 해야하는데 되려 인사하러 온 강아지를 거부한 상대 강아지가 나쁜 강아지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덤이다.


리드줄은 내 강아지의 안전을 위해서 적정길이로 사용해야하고, 그 적정길이는 타견이 지나갈때 피해를 주지 않는 약속된 거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동리드줄을 풀어 강아지를 멀리 보내기만 하고, 줄의 길이를 줄여야할때는 (손이 베일 염려와 줄이 미끄럽기 때문에) 얇은 테이프 줄을 당길 수 없어 사람이 강아지에게 뛰어가야하는 상황, 나는 두번 세번 생각을 해봐도 산책시 자동리드줄의 장점을 찾을 수가 없다. 특히 강아지 산책교육을 하고 있는 가정이라면 제일 경계해야하는 대상이다.

이전 21화 Chapter28 양치기 소년 보호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