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견유치원 kim원장 Aug 20. 2022

Chapter10-2 강아지에게도 매너가 필요해?

활발한 내 강아지, 잘 놀아도 문제야




왜 강아지에게 매너가 필요할까?

잘 노는 강아지가 무슨 문제가 있을까?


개들은 본래 무리사회를 이루고 있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무리를 이루며 야생에서 살아갔던 늑대의 후손이라고 익히 알고 있듯이 야생에서 무리를 이뤄 자급자족으로 사냥을 하고, 사냥에 실패하면 무리전체가 굵어야 하는 등, 사냥을 통한 먹이 쟁취는 생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급자족 생존에 의존해왔던 강아지들은 젖먹이 때부터 형제들과 젖싸움을 하면서 먹이 경쟁을 배우게 되고, 눈을 뜨고 걸을 수 있을 때가 되면 형제들과 물거나 눕혀서 굴복 시키는 등 놀면서 사냥 스킬을 배워나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물었다가 놨다가 하면서 강약을 조절하는 방법을 깨우치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반려견들은 사냥을 통해 먹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이 보장된 따뜻한 가정에서 보호자가 챙겨주는 밥을 먹으며 생활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개들은 무리사회가 아닌
인간이 개입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강아지의 짖는 본능이 문제행동으로 인식이 될 수 있는 도심,

경계심과 사냥본능이 타견과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아파트 생활,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본능이 남게된 것이다.


강아지가 입양되기 이전에 어미와 형제들 사이에서 강아지들의 언어를 배워야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지만 조기입양이 선호되는 요즘, 어린 시기에 배울 수 있는 기본적인 것 (물었다 놓는 강약조절, 타견이 싫어하는 행위 구분) 들을 놓치고 가정에 입양되기 때문에 문제행동이 더 도드라지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조기입양된 강아지들이 애견카페나 운동장에서 만나 오프리쉬로 놀게 될 때, 일방적으로 치고 박고 놀다가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물론 그런 과정을 통해 타견을 배려하는 행동을 배우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강아지의 희생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추천하는 방법도 아니며 양쪽 강아지에게 옳은 방법이 될 수 없다 (물리는 강아지도 피해를 입지만 물면서 싫다고 표현해야하는 강아지에게도 좋지 못한 경험이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조기 입양된 강아지의 행동에 옳고 그름을 구분해주는 것인데, 보호자의 통찰력이 모자라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을 수 있다. 때문에 조기분양이 이뤄지는 펫샵보다 전문 켄넬에서 분양 예약 후 강아지의 나이가 적당히 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견과 형제견들과의 적당한 사회화 시기가 지난 후 입양된 강아지들의 행동은 조기입양된 강아지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그리고 입양이 된 후부터는 사람이 계속해서 개입해야하는 사회에 살아가게 되지만, 강아지 언어를 놓치고 자라지 않도록 강아지들 사이의 사회화를 유지 시키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좋든 싫든 산책하거나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강아지들을 만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강아지들과의 사회화는 꼭 필요하다).


✔️ 현대사회의 강아지는 그들끼리 경쟁하고 싸우거나 리더를 만들 필요가 없다. 더 이상 강아지들끼리 살아가는 무리사회가 아니라 사람이 리더가 되어 살아가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의도치 않게 강아지가 우리 집을 대표하는 리더가 되었다면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낯선 손님을 보고 경계하는 등의 사소한 오류들).


✔️ 강아지들은 더 이상 야생 개가 아니기 때문에 사냥을 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도출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사냥하듯이 물고 뜯으면서 놀 필요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힘 겨루기를 통해 내가 너보다 더 강하다 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없고, 이겨야 하는 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에게 물리적 상처를 입힐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지금의 강아지들은 각 가정에서 소중한 가족구성원이자, 건강한 관계로 친구들을 사귀면 그만인, 어찌보면 나태하게 살아도 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놀이매너활동매너를 강조하는 것이 그 이유이다.

시대가 바뀌었으면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강아지의 본능의 쓰임도 조절이 필요하다. 조기 입양으로 인해, 혹은 타견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 올바른 경험을 해보지 못했거나, 그렇게 강아지들 사이에서 놓쳤던 올바른 행동 언어를 전문선생님들이 강아지들의 활동을 관리관찰하며 직접적인 개입을 함으로써 올바른 강아지들 사이의 사회화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애견유치원을 다니는데도 내 강아지의 행동변화가 크게 없다면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강아지의 올바른 행동을 구분해주기보다 하루 에너지를 쏟는 활동에 의의를 두는 유치원이거나 (참고로 에너지 쏟아내기 식의 유치원은 강아지의 흥분도 조절에 좋지 않을 수 있다), 혹은 유치원에서는 올바른 역할을 했으나 보호자가 강아지와 함께 있을 때 그 역할을 일관성있게 지켜주지 않았을 때는 강아지가 변화가 보일 수 없다. 한 마디로 규칙과 질서가 일관적이게 유지되는 유치원에서만 착한 강아지이고, 보호자를 만나면 땡깡쟁이가 되어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이러한 경우이다.


만약 내 강아지가 애견유치원을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질리티나 운동장 활동 같은 시설을 볼 것이 아니라, 아무런 시설이 없더라도 내 강아지가 다른 개에게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고, 내 강아지도 예의를 배울 수 있는 곳인지를 봐야 할 필요도 있다. 유치원 선생님의 애정 또한 강아지들 사이에서는 한정된 자원일 수 밖에 없다. 유치원에 선생님 사랑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즐겁게 활동하며 사회화를 배우러 가는 만큼, 함께 등원한 다른 강아지들과 동등하고 공평한 대우를 받으며 올바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치원이 진짜 애견유치원임을 알고 우리 개의 사회화에 유익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