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인 간식은 이제 그만
내가 보호자를 이해시킬때 가장 적합한 예시는 '돈'이다.
실제로 내가 수백억의 자산가라면 은행의 이자를 받으며 일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처럼 '돈'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일을 하게하고 스스로 성취하게 만드는 '동기부여'라는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강아지에게 동기 부여는 무엇이될까?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는데, 하나는 맛있는 '간식'과 '관심(칭찬)'이다. 하지만 교육이 필요한 강아지들중 이미 너무 풍족한 간식과 사랑(관심)을 많이 받은 나머지, 교육에 참여하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이미 통장에 돈이 너무 많아서 돈을 더 벌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람의 기준으로 급여하는 간식이다 보니 강아지에게 과한 간식인지 모르고 급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보호자들도 간식포장에 안내하는 일일급여량에 너무 의존하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한 예시로 간식을 많이 주지 않는다는 한 가정에 방문교육을 가서 하루에 급여하는 간식의 양을 확인한 적이 있는데, 찬장에서 나온 것은 이미 개봉이 되어 있는 수많은 간식봉지였다. 그리고 그 간식봉지 각각에 표시된 갯수와 양대로 모든 봉지에서 꺼내 주는 것이 일일 섭취량이었던 것이다.
스틱형 양치껌: 하루 권장량 1~2개
고구마 스틱: 하루 권장량 2~3개
칭찬 트릿: 하루 권장량 7~8개
강아지 비스켓: 하루 권장량 1~2개
닭가슴 져키: 하루 권장량 2개
등등..
간식 봉투에 있는 일일 섭취량은, 강아지가 하루에 사료 + 그 간식만 먹을 경우를 예상한 개수이다..!
간식을 살 때마다 섭취량이 늘어난다면 이상하지 않은가..?
벌써 이렇게만 해도 이 강아지가 밥을 안먹어도 되는 이유가 되기 아주 충분했다. 그리고 보호자에 대한 집중도가 간식을 들었을 때에만 한정되는 것도 문제였다. 물론 사람에게는 '돈', 강아지에게는 '간식'과 '관심(칭찬)'이 보상이라고는 하지만, '간식을 줄 테니 ~해줄래?' 라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 올바른 접근은 강아지의 행동이 선행되고 '간식'과 '칭찬'의 순서로 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강아지는 간식이 있어야지만 말을 듣는다' 라고 말하는 보호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강아지가 보호자의 말을 잘 따르고 난 후에 간식을 먹는 것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습관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못하는 것일 뿐.
얼마전 새롭게 등원하게된 7개월의 귀여운 소형견 강아지는 산책할 때 길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보호자의 큰 걱정이었다. 그래서 간식으로 매일 유도하는데도 조금 움직이고 스스로 걷지 않는다는 것.
소형견은 일찍 철이 들고, 중대형견보다도 일찍 성견이 된다. 성견 만큼의 생각을 가지게 되기까지 아이들마다 다르지만 1년이면 충분하다. 7개월이면 이 강아지는 이미 초등학생 정도라 보는 것이 적당할 것이고 이제 곧 중학생의 나이에 접어들텐데.. 이 강아지에게는 무조건적인 간식의 리드가 아닌, 보호자의 리드와 동기부여가 가장 필요한 경우였다.
생각보다 많은 보호자들이 '간식'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물론 간식은 교육의 보상이 된다.
하지만 간식을 주는 타이밍, 양, 그리고 강아지가 이루어내야하는 행동의 과정을 모두 고려해서 교육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간식줄게~ 이거하자~' 라는 접근은, 결국은 더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게 되기도 한다.
아무리 간식을 들이밀어도 고개를 돌리거나, 비슷한 상황만 되면 간식도 안먹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주 5일을 근무하고 꿀 같은 주말을 보내고 그에 상응하는 월급을 받고, 그리고 그 돈으로 가지고 싶은 물건을 사고 여행하며 살아가는 것은 단순한 루틴이 아닐 것이다. 5일 동안 일을 하기 때문에 휴식이 달콤한 것이다. 강아지도 교육, 운동.. 등 무언가를 해내고 먹는다는 것의 성취감이 분명히 있다. 그런 점에서 교육도 스트레스가 되니 하지 않는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스스로 못할 것 같았던.. 무언가를 성취하고 당당함에 뿌듯해하는 강아지의 표정을 봤다면, 절대 그런 말은 나올 수가 없다. 모든 강아지에게 꼭 '올바른' 동기부여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