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
오빠 때문에 느꼈던 서운함과 모든 아픈 기억은 미화되었지만, 아직도 의문으로 남는 한가지가 있다.
J가 계속 러닝을 하는지 모르겠다. 나랑 사귀면서 '마라톤 같이 나가자'라거나 '저녁에 같이 뛸까?'라고 물어봤을 때 J는 매번 거절했었다. 분명 헬스를 오래해서 새로운 운동을 도전하고자 러닝크루에 가입했다고 했지만, 5km 이상 뛰려고 하지 않던 오빠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먼저 러닝을 시작했고, 내가 더 잘 뛴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애인과 함께 운동하면서 추억을 쌓고 싶어한 걸 왜 좋아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어쩌면 J가 러닝에 큰 관심이 없어서, 난 헤어지고 타크루에 재가입하면서 내 감정을 꽤 잘 추수렸을지도 모른다. J를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뛰면서 점차 눈물은 말랐고, J와의 추억을 흐릿하게 만들 수 있었다. J가 러닝을 정말 좋아했고 연애하면서 나와 마라톤을 나갔다면, 난 어쩌면 러닝을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연애를 정리하면서, 다음 번 누군가를 알아가면서는 러닝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길 바래본다. 혼자서 뛰는 것도 좋지만, 같이 뛰는 건 더 즐겁고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