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

by 카누

안도현 시인은 말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나는 나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너는 한 번이라도 꾸준한 것이 있었느냐.

내 인생을, 나 스스로가 돌아봐도 꾸준하게 한 게 없다.

어릴 때, 피아노도, 태권도도, 미술도 뭐도 뭐도 몇 달을 못 넘겼다.

최근 1년쯤 열심히 러닝을 했다. 하루에 2번 러닝을 나간 적도 있다.

하지만 1년이 넘어가면서 이것도 흐지부지하다. 지금은 일주일에 1~2번도 뛰지 않는다.

작년에 점핑 수업을 들었다. 너무 신나고 재밌었다.

그것도 한 6개월도 채 안돼서 그만뒀다. 이런저런 핑계를 찾아서.


유튜브에서 한 치킨집 사장님을 봤다.

장사를 마치고 튀김기부터 후드, 싱크 등등 매일매일 깨끗하게 청소하고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다.

청소 마치고 매일 올리는 튀김기 사진이 무슨 멋이 있고, 재미가 있겠는가.

누가 보라는 게 아니고 그냥 아무 이유도 없이 매일 올렸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몇 달도 안 지나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매일 보던 치킨집 주방과 너무 다르다, 신뢰가 간다"

그리고 그 가게는 지금 대박은 아니지만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들었다.

이 사장님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서울대 학생들의 공부 패턴에 대한 인터뷰를 봤다.

주 6일 공부하고, 일요일은 오롯이 쉬지 않았다.

매일 공부하고, 대신 하루 중 특정 시간에는 머리를 식혔다.

운동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매일 똑같은 패턴으로 움직인다.

매일 똑같은 반복적인 루틴을 꾸준하게, 똑같이 한다.

미술가도, 음악가도.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꾸준하게 '그것'을 했다.


김연아에게 물었다.

운동이 너무너무 힘들면 어떤 생각을 하냐고.

김연아가 말했다.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김연경도 같은 얘길 했고,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가수들도 봤다.

누군가는 말한다.

김연아는, BTS는 재능을 타고난 것이라고.

오히려 나 자신에 묻고 싶다.

너는 그들만큼 그것을 진심으로, 꾸준하게 해 봤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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