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나라의 DNA를 가진 사람에게
효율을 버리는 게 가능한 일일까
나는 효율을 따진다
어딘가 장소를 이동할 때에도
출발 전부터 버스 도착시간을 확인하고
최단거리, 최소시간을 확인한다
일을 할 때에도
미리 필요한 일들을 정리하고
그 순서대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미리 차단하여 진행한다
연락을 할 때에도
용건만 빠르게 한다
다른 길로 새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효율을 버릴 때가 있다
바로 마음을 전할 때다
용건만 빠르게 대화를 하는 내가
스몰토크를 이어가며 그 사람에 대해 더 알아가려고 애쓰고
평소라면 안했을 취미도
그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함께 하고
빠른 식사를 원하는 나지만
그 사람이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라면
굳이 먼길을 떠나거나, 긴 배달 시간을 기다리며
함께 먹는다
이렇게 효율을 버리는 삶이
우리의 사이를 깊어지게 만든다
무릇 연인 관계뿐만 아니라
친구던 동료던..
사람을 대할 때는 효율을 잠시 잊는다
당연한 이야기라 생각하겠지만,
바쁜 현실을 살아가다보면
잊게 될 때가 있다
관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용건만 빠르게 하는 관계를 유지할 때가 있다
과연 나는 오늘 하루 효율을 버린 관계를 맺었나
효율을 잊을 때, 나의 삶이 따뜻해질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