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의 독일 한 달 살기
독일에서 머물고 있는 레지던시 매니저는 원래 세르비아 사람이다. 남편은 독일인이고 독일에서 15년 동안 살고 있다. 이 가족은 오후 3,4시경에 항상 커피타임이라는 것을 갖는데, 오늘은 우리를 초대했다.
내가 한국에서 원두커피가루를 갈아서 가지고 가서 tandem project(작가 2명과 디렉터와 새로운 knowledge 공유하는 시간)에 같이 모카포트에 내려마셨는데, 이번에는 내가 독일 커피를 마시고 싶다 했기 때문이다. 독일 커피를 마실까 했는데, 세르비아에서 온 좋은 커피가 있다고 해서 그럼 세르비아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유럽 커피야 뭐 다 같을 것 같지만,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다. 저번 프로젝트 교류시간에는 내가 한국에서 일회용으로 담는 더치커피를 가져갔더니 이게 뭐냐며 프랑스 작가랑 너무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이다!! 내가 영국이나 미국이나 모두들 마신다고 하니 영국은 운전을 반대로 하지 않냐며 유럽이 아니라며 막 ㅋㅋㅋㅋㅋ 농담을 하고 놀리고 난리 났다. 어쨌든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콜드 브루 경험을 공유하고자 했지만 실패. 그들에게 콜드 브루는 낯설었나 보다. ㅎㅎ
아무튼, 세르비아 커피는 원두를 엄청 곱게 갈아서 바로 뜨거운 물을 부어서 먹는 것이었는데 아무리 곱다한들 물론 침전물이 생긴다. 맛도 일반 커피와 조금 달랐다! 그런데 갑자기 해리포터에 나오는 트릴로니 교수가 찻잔을 통해 예언을 하는 것처럼, 남은 커피 찌꺼기를 가지고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항상 세르비아 가족 내에서는 할머니가 이야기를 해주신다고. 믿거나 말거나 우리는 커피를 다 마시고 찻잔을 뒤집어엎은 다음 모든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려보면서 이것저것 농담도 나누고 대화를 했다.
도예가의 가족이라 그런지 커피타임 테이블에는 이런 아기 우유 찻잔도 도자기이다. 첫째 듀나가 막내 타라로 떼를 위해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너무나 귀엽다.
커피타임 내내 나는 이제 갓 6살이 된 막내 귀염둥이에 내 머리를 맡기고 같이 댄스도 배우고 유니콘도 만들며? 놀아주었다. 6살 친구랑 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하 핫
그래도 내가 열심히 같이 놀았더니 나만 보면 쪼르르 달려와서 빅 허그를 한다! 보람이 있어!!
저녁에는 근처 갤러리에 오프닝에 놀러 갔다. 물론 아티스트와 친분이 없지만, 우리의 디렉터가 이 공간에서 전시를 한 적이 있어서 메일로 초대장이 왔다 했다. 워낙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뭐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이렇게 보석 같은 곳이 엄청 숨어있다.
이 갤러리 바닥은 심지어 모래사장이다!
이번 전시 콘셉트이거니 했더니 원래 오픈했었을 때부터 이렇다한다.
2층으로 된 집에는 위에는 수제 구두장인의 숍이, 아래층에는 스테인리스 글라스 장인의 스튜디오가 있고, 갤러리도 함께 연결되어있다. 세상에나 스테인리스 글라스 장인이라니. 스테인리스 글라스 스튜디오는 또 첨 가본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올걸 무지막지 후회.
스테인리스 글라스 만드는 일은 정말 어렵다. 일일이 유리를 잘라서 디자인에 맞게 맞춘 다음 검은색 납인가.. 금속으로 일일이 다 두르고 완성하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영상을 보거나 들은 이야기는 많아서 대충은 알고 있었다. 배우려는 사람이 많이 없고, 배울 수 있는 곳도 적어서 명맥이 끊겨나가는 분야 중 하나라고 한다.
실제로 디렉터가 말하길, 이 할아버지 작가는 항상 너무 바쁘시다고 한다. 할 줄 아는 사람은 이분밖에 없고, 교회나 성당, 건축물 등 의뢰하는 곳은 너무나 많아서. 스튜디오를 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곳곳에 유리조각들이나 작품들이 오래된 시간에 길들여져 더 멋있는 중후함을 뿜고 있었다.
그런데, 스튜디오를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낑낑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너구나!
에구구. 바들바들 떨고 있다.
손님들이 많아서 잠시 다른 방에 가두어 놓았나 보다. 그런데 낑낑대며 바들바들 떨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ㅜㅜ
갤러리 안은 손님들이 너무 많으므로 스테인리스 글라스 작업실 전경이나 더 담자.
세상에나 저 판유리들을 보라.
너무 아름답다. 먼지가 뽀얀 것도 있는데, 그대로 그냥 아름답기만 하다.
필요한 유리들을 잘라서 쓰고 또 이렇게 모아놨다가 또 적절한 시기가 오면 또 사용한다.
별 것 없는 오늘의 오프닝 파티 테이블도 멋들어진다. 봄에 피는 독일 릴리를 항아리 가득 담아놓고
작은 빵과 신선한 스프레드를 놓고 서빙했다. 와인과 주스, 물이 전부이다. 오른쪽에 초록색 볼은 donation을 받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음식을 먹었으면 돈을 내도 되고 안내도 되는 시스템이다.
나는 조그만 빵 위에 바로 가운데 있는 파가 올려진 디핑 스프레드를 먹었는데, 취향저격이었다. 파 향이 강하지도 않으면서 식욕을 자극하는 것이 나도 꼭 해 먹고 싶었다. 한국 가면 꼭 해 먹어야지. 베이글과도 잘 어울릴 맛이다.
오늘은 먹방으로 시작해서 먹방으로 마무리 :)
To be continued!
김선애 도예가에 대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dojaki/7
독일 도자기 로드에 대한 포스팅 시작은^^
https://brunch.co.kr/@dojaki/66
선애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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