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by 도카비

청소는 아직 내 손을 많이 탄다. 설거지는 식기세척기,

빨래는 세탁기에게 대부분의 일감을 넘겼지만.

적어도 우리 집은 그렇다.


모든 창문을 열며 청소를 시작한다.

베개커버와 이불커버를 벗기고,

세탁기 안에 차곡차곡 넣는다.

세탁기에 물 들어오는 걸 확인하고 거실로 가면,

가구들 위에 온갖 잡동사니가 기다린다.

차례차례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그러다 보면 숨어 있던 물건들이,

특히 레고와 아들 양말을 곳곳에서 찾아낸다.

어수선함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우웅— 청소기를 돌린다.

마음속으로 바닥에 색을 칠하고,

청소기로 그 색을 죽죽 지워나간다.

청소기가 지나간 자리는 막대걸레로 닦아낸다.

이렇게 거실, 부엌, 계단, 방을 지나면 어느새 반은 했다.


탈수가 끝난 베개커버와 이불커버는 건조기로 옮기고.


이제 화장실이다.

한국에선 샤워기로 물 뿌리면서 씻으니까 좋았다.

여긴 배수구가 따로 없어서,

세면대와 변기, 벽 등을 세니타이저 와이퍼로 닦는다.

물 때와 찌든 때는 발세정제 스프레이를 뿌리고 전동 청소솔로 벗겨낸다.


아들 화장실로 간다.

변기 주변을 아무리 닦아도 지린내가 가시질 않는다.

어디에 숨겨뒀는지, 재주도 좋다.

벽과 바닥을 세니타이저 와이퍼로 뽀득뽀득 닦는다.

변기 커버는 아예 분리해 거품을 내어 씻어낸다.

이 정도면 됐다.


배게커버와 이불커버를 다시 씌운다.

가족 손이 닿았던, 그리고 다시 닿을 손잡이들을 닦고 나면

오늘 청소는 끝.


“아~ 개운하다.”


요리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애정을 표현하기엔 그만이다.

누구든 알아봐 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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