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입학준비

by 독한촌닭

나는 2025년도 여름에 독일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다. 독일은 4학년까지가 초등학교다. 5학년부터는 중고등학교로 가게 된다. 엄마는 내가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얘기한다. 혹시 내가 인문계열중고등학교로 못 가면 4학년을 다시 시키겠다고. 한번 더 해서라도 인문계열 김나지움으로 가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벌써 나는 초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만 남기고 있고, 학교에서는 중고등학교설명회를 작년 말에 이미 한차례 했었는데 그때 엄마아빠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었다. 오늘 또 한 번 설명회가 있었다. 다행히도 아빠가 쉬는 날이라 아빠가 갔다 왔다. 보통 학부모회의는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렸는데, 아빠가 한 시간 만에 돌아왔다. 엄마랑 나는 흥분한 상태로 기다렸는데 아빠가 하는 말들은 나에겐 그냥 그저 그랬고, 엄마는 또 엄청 충격받아했다. 우리 동네에는 인문계열중고등학교가 없다. 그래서 옆옆 큰 동네의 학교로 지원을 해야 하는데 학교는 집이 가까운 학생부터 받아주기에 우리 동네 학생들이 들어갈 자리가 몇 없다고 한다. 또 성적이 점수로 나오지 않기에 입학 기준 또한 없다. 담임선생님이 김나지움에 가도 무리 없이 해낼 학생들은 추천해주겠다고 한다. 입학지원 또한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그냥 다 부모가 알아서 하는 거란다. 아빠는 상담 때 학교 랭킹정보를 달라고 했단다. 예를 들면 A학교에서 몇 명이 수능 몇 점을 받았는지? 또는 중고등학교공사로 인해 당분간 문을 닫게 될 학교라던지 이런 정보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는데 정말 아무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한다. 엄마는 흥분해서 그럼 부모가 모르거나 생각이 없어서 아이의 중고등학교입학시기를 놓치면 그 아이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집에 있게 되는 거냐고, 또 이 시골에 살면서 함부르크에 중고등학교에 입학신청을 해도 아무 상관없는 거냐고 묻는데 아빠는 그렇다고 하며 아빠 또한 너무 실망하고 충격받아했다.

초등학교에서 준 정보라고는 학생이 영어를 잘하면 다른 과목을 못하더라도 김나지움에 보내고 영어를 못하면 아무리 다른 과목을 잘하더라도 김나지움에 보내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단다. 또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를 결정하는 건 친구란다. 친한 친구가 가면 따라가는 식이란다.

엄마가 독일에 십여 년을 살며 지켜보니 한국인으로서 독일사회에서 공부하고 취업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영어를 잘하거나 미국 영국 캐다나에서 살다가 와서 영어가 자유로운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확신을 한단다. 독일 또한 영어가 제일 중요하구나 하고.

아빠에게 중요한 건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한국으로 어떻게 역유학을 보내는 것이다. 나는 사실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오는 건 좋지만, 돌아왔을 때 나만 혼자 한 학년에 늦는 게 싫기 때문이다. 이 부분만 해결되면 나는 아주 신나게 한국으로 갈 것이다. 엄마생각에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을 때 다른 과목은 다 괜찮은데 독일어가 문제라고 한다. 독일어는 노력을 하겠지만 그래도 6학년 수준이 될수는 없을 거라고 하고, 돌아왔을 때 내 독일어 수준과 학교담당자 행정 부분 모든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에 지금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럼 나는 어느 학교를 지원할 것인가? 우리 학교의 아이들 중 김나지움을 가는 아이들 대부분은 stade라는 지역으로 간다. 그런데 엄마아빠는 stade에 있는 김나지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한번 들어가 본 적이 있는데 느낌이 정말 싫었었다. 전체적인 학교 분위기가 어두웠고, 학생들이 이상했다. 복도에 쭈그려 앉아서 콜라 같은 걸 마시고 있었는데 그냥 싫었었다. 엄마아빠는 buxtehude라는 지역의 김나지움을 보내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하면 받아줄지 모르겠다고 한다. 학교는 좋은데 우리 집에서 학교까지 대중교통편이 불편해서 고민된다고 한다. 자차를 타면 삼십 분이면 되지만 버스를 타고 가면 편도에 한시 간이상이 걸린다. 엄마는 먼저 내 의사를 물었다. 정확히 내가 뭘 원하냐고, 어느 학교를 가고 싶냐고. 나는 사실 별 생각이 없다. 특별히 가고 싶은 학교도, 꼭 같이 가고 싶은 친구도 없다. 내 베프 쌍둥이 중 알렉산드라는 공부를 잘한다. 선생님도 알렉산드라는 김나지움으로 가야 한다고 하는데 카타린은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 김나지움은 안 보내는 게 좋을 것이라고 하고, 쌍둥이 엄마아빠는 둘을 꼭 같이 다니게 하기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리아는 아주아주 느리고 아픈 아이라 김나지움은 생각도 못하고, 에밀리는 오빠가 다니는 학교로 갈 것 같고, 미아는 stade김나지움에 가려고 하는데 엄마아빠가 김나지움에 가는 걸 선호하지 않는단다. 키엘은 백 프로 stade 김나지움지원이고, 그레타는 실업중고등학교로 간다고 한다. 그레타 아빠가 전구청장에 변호사이기에 부모님이 공부를 강요할 줄 알았는데 아니기에 우리 엄마아빠 많이 놀라 했다. 어쨌든 나는 별로 관심이 없기에 그냥 엄마아빠가 하자는 대로 할 거다.

엄마는 동네에 작은 스튜디오에서 운동을 하는데 거기에 지역유지 할머니들이 다 온다고 한다. 엄마는 거기 할머니들한테 물어보면 분명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했다. 유타라는 할머니가 있는데 아들이 한국에서 유학을 하고 한국인이랑 결혼해서 며느리가 한국분이다. 손주도 두 명인데 나도 만나본적이 있다. 엄마는 유타한테 물어봤다고 한다. 어떻게 아이들 공부시켰냐고. 유타가 제일 먼저 어느 지역으로 보낼 거냐고 물었다. Stade 아니면 buxtehude? 엄만 buxtehude라고 했고 유타는 동의하며 buxtehude 가 나을 거라고 했단다. 그러면서 나를 거기 입학시키려면 그 동네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쪽으로 주소를 이전해 두고 지원하라고 했단다. 엄마시대에 한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 이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이 방법을 듣게 되었다며 신기해했다. 우리 시골촌사람 아빠는 이건 또 뭔 소리냐 하는데 엄마는 아주 쉽게 방법을 찾았다며 좋아했다. Buxtehude 에는 한국이모가 한분 있는데 아마 그 집에 부탁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번달 29일 날 우리 담임선생님이랑 엄마아빠랑 1:1진학상담이 정해져 있으니 그 이후로 아마 나의 진학일정은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 사실 4학년이 되고 나서 공부가 너무 어려운데 초등학교 졸업은 다가오고 엄마아빠는 자꾸 잔소리하고 다 너무 귀찮다. 그냥 다 될 대로 알아서 됐으면 좋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빠 따라 출근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