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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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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팔이오 Apr 02. 2020

5.1.10. COVID-19가 바꾼 강의실 풍경

2020년 1학기 3월

  아침 8:30이 되면 같은 층, 세 개의 빈 방에서 교수님들의 혼잣말이 들린다.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화면을 보고 강의하고 있다.  화면 속에 있는 학생들도 제각각이다.  눈꼽 떼며 앉는 학생, 필기구 대신 젓가락을 든 학생, 고양이가 지나가고 배경이 바닷가인 학생, 칫솔질을 하는 학생 등등.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너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대견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진이다.  교무과에서 준비해준 학생들의 사진을 보고 화면에 있는 학생들을 보면 누군지 못 알아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강의량은 대면강의를 할 때의 70%정도에 머문다.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에 학생들의 반응이 제한되니 느낌도 많이 다르다.  남녀가 만나 이루는 부부와 같이 학생과 교수가 만나야 하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없는 상황은 반쪽이 없는 불완전한 조합이다.  부부가 의견을 나누면서 서로 의지하며 가족을 유지하듯이, 학생들과 같이 만들어가야 할 수업에 학생들이 없어 조용한 강의실에는 허전한 마음에서 나오는 아쉬움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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