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외' 기고문-2012년 12월 13일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이 서울에 개원한 것은 1997년 2월이었고 벌써 15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외과는 현재 야생동물 진료실과 CT촬영실이 있는 곳으로부터 동물병원 2층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수술준비실이 확대되었고, 수술방은 2개에서 3개로 늘어났으며, 많은 수술장비들과 진료인원이 충원되어 실질적으로 많은 어려운 수술들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물질적인 시설 및 장비가 늘어났고 보완되었지만, 그러한 시설 및 장비를 운용하는 인력은 그에 비하여 많이 늘어나지 않았고, 시설 및 장비의 발달에 버금가는 인적자원의 향상도 동반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그러한 시설 및 장비를 운용하는데 무리수가 따르고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일은 외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물병원 전체의 문제가 되어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이 ‘관악구 지역병원’으로 전락해버리게 되었습니다. 각 진료과의 작은 문제들이 모여서 동물병원 전체가 영향을 받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훌륭한 진료를 해야 할 동물병원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것은 구성원 모두의 문제입니다.
이제 내가 이러한 병원의 구성원으로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내 자신이 ‘우물 안 청개구리’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물 안 청개구리’의 증상에 해당하는가 아닌가를 판단하고, 자신이 ‘우물 안 청개구리’라고 판단된다면 ‘우물 안 청개구리’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이용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물 밖으로 나가 보아야 우물이 좁은 것을 알게 됩니다. 내가 모르고 못 한다고 다른 사람도 모르고 못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서만 모르고 못 하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과 주위환경은 변화하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에 동참하지 못 하는 사람은 결국 빠른 시간 내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모든 분들이 깊게 반성하여,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의견을 모아 보도록 합시다.
‘우물 안 청개구리’의 증상
1.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하고자 하지 않는다.
2. 주의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잘 않된다.
3. 자신의 무식함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4. 건전한 의견을 무시하고 간섭이라고 생각한다.
5.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환자의 작은 부분에 집중한다.
6. 자신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하여 행동한다.
7. 좋은 문화를 억누르고 악습을 전파시킨다.
8. 다른 사람의 발전은 자신의 퇴보라고 생각한다.
9. 문제점에 대한 불평불만을 토해낸다.
10. 부정적인 사고와 언행을 한다.
11. 능력이 모자라면서도 용기가 적어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못 한다.
12. 환자와 보호자의 아픔은 나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13. ‘나의 사전에 실수란 없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14. 현재에 안주하려 한다.
15. 역사는 나와 관련이 없다.
(이 중에서 적어도 5개 이상의 해당사항이 있다면 ‘우물 안 청개구리’가 확실함)
‘우물 안 청개구리’에서 벗어나는 방법
1. 매일 하루일과를 반성하여 개선하도록 노력한다.
2. 주위사람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한다.
3.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4. 건전한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참고한다.
5. 환자와 보호자를 위하여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한다.
6. 주위의 여러 사람을 배려한다.
7. 악습을 타파하고 조직개선을 위하여 노력한다.
8. 다른 사람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9.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여 시행한다.
10. 긍정적인 사고와 언행을 한다.
11.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한다.
12. 환자의 보호자의 아픔을 느끼며 도와주려 노력한다.
13.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겸허한 자세로 배우려 노력한다.
14.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15. 역사의 주인은 바로 나다.
(이 중에서 적어도 5개 이상의 해당사항이 있다면 ‘우물 안 청개구리’가 아닐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