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10. 26. 일
늦은 오후엔 프랑크푸르트로 가야 해서 아침을 먹은 후 체크아웃하며 호텔에 짐을 맡겼다. 호텔이 뮌헨의 주요 미술관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한꺼번에 둘러볼 계획이었다.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피나코테크(Pinakothek)는 '미술관' 혹은 '회화관'을 뜻한다. 그러니 알테 피나코테크(Alte Pinakothek)는 '구 미술관(고전 회화관)'을, 노이에 피나코테크(Neue Pinakothek)는 '신 미술관(근대 회화관)'을 의미한다. 알테 피나코테크에는 중세 르네상스 시대 회화들이, 노이에 피나코테크에는 19세기 회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더불어 이 두 미술관과 함께 있는 피나코테크 데어 모데르네(Pinakothek der Moderne)는 모던 피나코테크인 '현대 미술관'이다. 알테와 노이에는 루트비히 1세가 만들게 했는데, 비텔스바흐 가문의 군주들이 300년 이상 수집해온 바이에른의 풍부한 회화적 유산을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일요일엔 뮌헨의 주요 미술관 관람료가 1인당 1유로라 개관 시간(10시)이 되기도 전에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다. 입장 후 14~18세기 고전 회화들이 전시돼 있는 2층부터 천천히 관람을 시작했다.
그리고 28세의 나이에 독일 최초로 자신의 정면 초상화를 마치 예수 그리스도처럼 대담하게 그린 독일 르네상스의 대표 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와 드디어 마주했다!!
뒤러와 연관된 나의 지난 글 참조...^^
약 700 여점의 명화가 전시되어 있는 알테 미술관을 꼼꼼히 다 보기엔 역시 하루가 모자랐다. 노이에 미술관도 가야 했기에 2시간의 관람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음날 만날 마크에게 드릴 마땅한 선물을 고심하던 차 마침 이탈리아 베두타 회화의 거장인 '카날레토'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커다란 캘린더를 샀다. 그곳도 1유로였는데, 생각할수록 가지 못한 게 지금껏 너무 후회스럽다.
원래 계획은 현대 미술관까지 다 보는 거였으나 시간이 턱없이 모자랐다. 아들이 웬일로 엄청 서운해할 정도였다. 그렇게 뮌헨 또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도시가 되었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아 버스를 타고 뮌헨 중앙역으로 가 아주 늦은 점심을 먹고 프랑크푸르트행 기차를 탔다. 약 3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내려 역 근처에 있는 호텔을 찾아가 짐을 풀고 마크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크는 돌아가신 내 시누이의 외국인 남편으로, 아들에겐 고모부다. 다음날을 기약하며 우리 모자는 푹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