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를 찾습니다.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정확했던 생리가 몇 년 사이 들쑥날쑥해지더니 1년 전부터 감감무소식이 됐다. "폐경입니다"... 여성으로서 '사망선고'가 내려진 거다.
생리통은 학창 시절부터 전교생이 내 생리일을 알 정도로 유난스러웠다. 고통스러운 달거리가 무섭기도 했지만, 진통제에 취해 조용한 양호실 침대에 누워 반나절 푹 잠잘 수 있어 좋았다. 그래서 결혼 후에도 생리일은 내가 하루 푹 쉬어도 괜찮은 날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런 호사를 못 누리게 된 거다.
여성 호르몬 과다로 내 유방과 자궁에서 물혹들을 몇 차례 제거도 했었는데, 이젠 덜 하려나 기대를 했더니 하나 둘 또 생겼단다. 그래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니 이젠 그것도 특이한 병이 아니게 되었다. 초기에 발견했을 땐 모두 도려내야 되는 줄 알고 서럽게 울면서 수술실에 들어갔었는데 말이다. 15년째 같이 살고 있는 우리 강아지도 물혹 투성이가 되어 왼쪽 가슴 한 줄을 다 도려내고 자궁도 아예 들어냈다. 그래도 나는 애를 하나라도 낳았는데...
폐경기 호르몬 불균형으로 살도 갑자기 올랐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찌는 게 나잇살이라지만, 그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서다. 그러니 적게 먹던가 더 많이 움직이던가 해야 한다. 내 활동 공간이 주로 실내다 보니 비타민 D도 많이 부족하단다. 처음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골다공증은 아직이라며 이제부터 신경 쓰란다.
2,30대 땐 50대의 내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내 나이를 밝히지 않으면 40대로 본다. 요즘 나이는 실제 나이에 0.8을 곱하라던데, 그럼 난 40대 초반이다. 진짜 10년이 젊어진 느낌이다!
귀찮은 달거리가 끝나고 아이도 다 커버렸는데 40대 초반이라... 오~ 괜찮은걸~ 인생 3막 1장의 시작이다.
운동부터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