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별 거 없어요.
안녕하세요, '돌레인'입니다.
-네? 돌... 레인? 무슨 뜻인가요?
내 닉네임을 단순 명쾌하게 설명한 적이 없다. 무슨 큰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구구절절 얘기해주는 것도 쑥스럽다. 그래도 통성명이라는 것이 있으니 풀어본다.
영어로는 'Dolane'이라 쓰고 '돌레인'이라 읽는다. 이 닉네임은 남편이 결혼 전에 이미 지어놓았었다. 스펠링 대로 읽으면 '돌아내', 그의 아내란 뜻이다. 남편의 이름 석자 중 가운데가 '주석 석(錫)'인데, '돌 석(石)'으로 틀어 'dol'이 되었다. 그리고 학창 시절에 좋아하던 여배우가 '다이안 레인'이니, 그의 아내는 '돌레인'이라 부르리라...
아니, 그런 깊은 뜻이? 감사히 이름을 하사 받은 나는 PC 통신의 아이디와 닉네임으로 쓰기 시작했다. 뭔가 주체적이지 않아 한때 '조약돌'로 개명을 시도했으나 이미 '돌레인'이란 이름에 익숙해져 버렸다.
내 이름 석자는 너무 흔하고 평범하다. 중학교 시절엔 한 반에 동명이 셋이나 있어 담임이 번호를 붙여 불렀다. 나는 ㅇㅇㅇ1이었는데, 키순이 아니라 미모 순이었다고 여전히 우기고 있다. 외할아버지가 '서울에서 가장 예쁜 애로 크거라'란 뜻으로 지어주셨다는데, '세상'으로 넓혀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그럼 이름이 더 이상해졌으려나...
내 이름도, 내 닉네임도 모두 누군가가 내게 붙여준 셈이지만, 그 이름들이 나는 좋다... 그리고 '돌레인'은 이 세상에 나 하나뿐이니, 비에 깨끗이 씻긴 반짝이는 돌처럼 잘 가꿔나가고 싶다.... 거봐요, 별 거 없쥬??
표지 이미지 출처 :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