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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architects Feb 02. 2021

우리의 청춘을 닮은 네온사인

돌곶이집 ep. 24

1980-2000년대
홍콩의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을 그렸던
영화의 전성기



중경삼림, 화양연화, 천녀유혼, 패왕별희부터 

무간도, 열혈남아, 영웅본색과 같은 누아르, 

다소 과장된 연기와 유머로 

B급 영화 감성을 담아냈었던 주성치까지,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그때 그 시절,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이 우리는 홍콩영화에 빠져있었다.


화려한 도시와 고독한 사람들, 

목마른 청춘들의 이야기, 

습한 공기와 어두운 하늘, 

강렬한 칼라의 간판과 현란한 네온사인은 

보기만 해도 가슴 뭉클했다. 


반환 전 홍콩의 불안한 자유, 

프레임 속에 담겨있는 

거칠고 투박한 공간의 분위기와 리얼한 영상미, 

그 시절 홍콩 스크린을 수놓았던 

양조위와 장만옥, 장국영, 

레전드로 불리는 왕가위 감독은 

우리의 우상이기도 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도 유행해서 

가사를 발음대로 적어 놓고 

외워서 따라 부르기까지 했었던 

홍콩에 대한 환상으로 인해 

꼭 한번 살아보고 싶었던 꿈의 도시가 되었다.



뜬금없이 

집안에 네온사인을 들여놓은 이유를 묻는다면 

우리의 청춘이, 

그 시절의 추억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제 네온사인은 대중적인 소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나라에서 네온사인은 

1920년대 후반부터 일본 상인들을 통해 도입되었고, 

1930년대 경성 번화가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후 경제발전이 시작된 1960년대 후반부터 

번화가나 유흥가를 중심으로 다시 퍼지기 시작했지만 

1970-80년대 빛공해와 전력낭비, 

도시 공해 등의 문제로 인한 법적 규제로 

마음대로 설치할 수 없었다고 한다.


네온사인을 제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원하는 도안을 일러스트 파일로 그려서, 

간판집에 사이즈를 협의하고, 

원하는 조명의 칼라를 얘기하고, 

빠르면 일주일 안에 제품을 받아볼 수도 있다.


홍콩의 그것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선 하나로 단순하게 표현하는 라인 드로잉으로 

우리의 공간과 그 시절의 청춘과 마음을 밝히는 

네온사인 조명을 만들 수 있었다.



TIP

네온사인 조명은 집안에 있는 일반 조명에 비해 전기료가 많이 들고 수명이 짧습니다. 하나의 유리관으로 제작되는 특성으로 인해 고장 발생 시 수선이 어렵지만, 시각적 효과가 탁월해서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http://instagram.com/dolgoji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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