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돌콩마음 Apr 23. 2024

낯선 거리의 아름다움

저녁 8시.

엄마께 내일 오겠노라 손인사를 하고 병원을 나섰다.

여름이 느껴지는 후덥지근한 낮의 공기와는 달리, 캄캄한 저녁이 되니 바람이 불어 제법 시원하다.


병원 앞 낯선 동네, 

처음 보는 숫자로 빼곡한 더 낯선 버스 정류장, 

그곳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내 모습이 유리벽에 비친다. 

역시나 낯설다.


똑같은 병원복을 입은 환자와,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들,

그들의 움직임을 쫓느라 하루 종일 분주했던 나의 두 눈에

이제는 캄캄한 어둠과 간간이 빛나는 불빛만이 남아 있다.

흑백만 존재하는 단순한 이 거리가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오늘도 고생했다!

스스로를 토닥이며 버스를 기다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술 한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