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우울은 나를 미치게 한다. 잠을 못 이루게 한다. 마지막의 남긴 글이 9월 16일이니 약 한 달 동안 깊은 우울과 고통 속에 빠져있었다. 혹은 무기력. 계획했던 걸 실행조차 하지 못하는 깊은 우울. 나의 웃는 얼굴은 볼 때마다 어색한데, 진짜가 아니라서 그럴 것이다. 남이 찍어준 나의 모습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무기력과 우울은 감출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뒤처지고 있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노력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다. 그것이 날 슬프게 하는 건데 아무렴 뭐 어때 하고 주저앉는 시간이 길었다. 그래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에게서 찾자. 남에게서 부질없이 찾는 게 아니라 무엇이든 구하려면 나에게서부터 찾아야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데. 그냥 이건 내 세상. 나의 기억. 나의 기록들이니까. 누군가가 아니라 나의 것. 다시 돌아오자. 기력을 되찾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