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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Sep 13. 2020

선물 같은 가을 하늘

일상의 소중함

올해는 유독 파란 하늘이 자주 보여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넘실댄다.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보니 파아란 하늘에 깨끗한 풍경이 펼쳐져 나들이 가고픈 마음이 포실포실 올라왔다. 

코로나 19가 2.5단계로 격상하면서부터는 아이와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었다. 중간에 새로 옮긴 아이 유치원에 서류를 내러 잠시 다녀온 것이 전부였는데 그날은 태풍의 영향 때문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이었다. 평소에 밖에 나가는 것을 싫어하던 아이가 유치원에 잠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한껏 들떠서 따라나섰다.


오늘은 바깥 외출을 다녀온지도 너무 오래돼서 답답하고 가을 하늘이 너무 맑고 아름다워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전에는 코로나라고 해도 가까운 공원이나 걸을 수 있는 야외로 다녔었는데 8월 이후 점점 심각해져 그마저도 포기하고 집에만 있었다. 여름은 즐기려는 찰나 끝나버리고 깊은 가을이 찾아왔다. 온 가족이 느긋하게 일어나 가볍게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아이스박스에 가벼운 간식과 음료를 챙겨 나왔다. 드라이브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가까운 곳을 돌다가 내년에 이사 갈 곳의 공사현장에 다녀왔다. 일요일에는 공사를 하지 않아 우리처럼 집이 얼마나 지어졌을까 보러 오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지만 워낙 부지가 넓고 공사현장이라 다른 사람들과 부딪힐 일이 거의 없었다. 공사현장이긴 하지만 인도 정리가 되어 있는 곳이 있어서 아이와 가볍게 걷기도 나쁘지 않았다.


바깥 외출을 별로 안 좋아하는 아이여도 이렇게 잠깐씩 밖으로 나오면 꽤나 들떠있다.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도 느끼고 있다.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는 날 하늘이 파랗고 높은 날 부슬부슬 비가 오면 공기가 맑아지는 날. 그리고 무서운 전염병 때문에 자신이 못하고 있는 일 또한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 


유독 아름다웠던 오늘의 가을 하늘. 며칠 전에 봤던 고운 색의 무지개. 부드러운 바람. 아이는 모두 기억할까? 



배경 이미지 출처 : https://www.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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