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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Oct 20. 2020

가을아 가지 말아

점점 짙어지는 가을

아직은 가을을 잘 모르겠다. 아침에 너무 추울 것 같다가도 챙겨서 입고 나가면 막상 그렇게 춥지 않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여름 날씨처럼 덥다. 아마 추울 것을 예상하고 과하게 끼어 입은 탓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침에 나갈 때는 단단하게 입었던 외투를 집에 올 때는 땀이 삐질삐질 나올 것 같아서 벗는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살을 에는 겨울바람이 아닌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긴다. 


아침 등원 길이 그리 길지는 않은데 이제 매일 가기 때문에 힘들었는지 오늘은 특별히 킥보드를 챙겨서 나왔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달리 스피드를 전혀 즐기지 않는 아이는 비탈길에는 내려서 킥보드를 끌고 가고 걷는 내내 내게 말을 거느라 그랬는지 그냥 달리기 싫었는지 거의 대부분 내 옆에서 속도를 맞춰서 슬금슬금 바퀴를 굴렸다. 5-6세만 되어도 쌩쌩 위태롭게 달리는 아이들이 많아서 도로 가까이에서는 정말 심장이 철렁하는데 그게 아닌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킥보드를 타면 자꾸 땅만 쳐다보려고 해서 그것도 불안불안 한고 어차피 걷는 시간이나 킥보드를 끌고 가는 시간이나 비등비등하니 천천히 걸으면서 나무도 보고 풀도 보고하는 편이 훨씬 좋겠다.


매일 지나는 길 특별한 것 없어 보여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계절에 따르는 변화가 생기는 것을 보면 즐겁지만 시간이 흐르는 만큼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니 아쉬운 마음도 크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밖에 자주 나가지도 못하고 이제 겨우 가을을 맞이하여 매일 등원하게 되었으니 지금이라도 아이와 좀 더 가을을 느끼고 싶다.


비록... 다시 미세먼지가 심해져서 답답해지긴 했지만...

가을 날씨 다시 한번 좋아졌으면 좋겠다. 겨울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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