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란 다람쥐 May 06. 2022

'힘숨찐'이 히어로가 되는 시대이다

최근 황광희 님이 진행하는 '네고왕'이라는 유튜브에 발란이라는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플랫폼 회사가 출연했다. 명품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조금 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명품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 해당 프로그램 출연을 선택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라이브 커머스와 유튜브를 담당하기에 해당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대략 예상을 할 수 있다. 발란은 장밋빛 홍보효과를 꿈꾸며,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건대, 안타깝게도 브랜드가 바랐던 상황과는 달리, 오히려 수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두 가지 이슈가 있다. 첫째, 가격 꼼수를 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 진행자인 황광희 님께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사실 가격 꼼수 이야기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기에 따로 언급은 하지 않겠다. 두 번째 이슈인 무례한 행동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태도가 중요하다 


이슈가 불거지고, 유튜브에서 네고왕을 검색해 해당 프로그램을 챙겨봤다. 발란 관계자들의 문제에 관해 언급되는 두 가지 이슈가 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대중들이 언급한 부분에서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유형의 방송에서 황광희 님이 명품 브랜드 모델을 못하는 이유를 '싼 티 나서'라고 말하고, 80% 할인을 요청하는 황광희 님께 '미친 XX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 등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고 본다.(분명 사전 협의를 통해, 대본에 포함된 내용일 것이다.) 다만,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면, 황광희 님을 대하는 발란 직원분들의 태도였다.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자신들을 명품 사람이라 생각하고, 황광희 님을 마치 싸구려 사람처럼 대하는, 조금은 겸손함을 잃은 행동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리학에 메라비안의 법칙이 있다. 해당 법칙을 통해 우리는 누군가를 판단할 때, 시각 정도 55퍼센트, 청각정보 38퍼센트, 언어정보 7퍼센트의 비율로 신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결과만 보면, 우리는 언어의 의미나 내용 자체보다, 시각정보와 청각정보를 더 중시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말의 내용보다 웃는 얼굴로 밝게 말하는 편이 몇 배나 중요한 이유다. '싼 티 나서' '미친 XX 아니야'라고 언급했던 부분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사실 대중들이 분노한 이유는 해당 언어가 아닌, 보이는 직원들의 태도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 만약 발란의 직원분들이 황광희 님께 실제로 한 말과는 반대로, 겸손하고 정중하고 예의 있는 자세를 보였다면, 시각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우리는, '재미를 위해서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나 보다'라고 가볍게 웃어넘길수 있지 않았을까? 


옳은 말이 아니라 옳은 사람의 말을 듣는다.


업무를 하다 보면, 마치 자신이 가장 똑똑한 사람인 마냥, 내 의견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의 말이 실제로 옳은 경우도 없지만, 설사 옳더라도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따르기보다는, 오히려 반감이 앞선다. 타인을 깔보고, 무시하는 듯한 태도 때문이다.

   

똑똑한 말을 위해서는 '팩트 체크'가 필요하고,
따뜻한 말을 위해서는 '리스펙트 체크'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좋은 말'을 듣지 않고, '좋은 사람의 말'을 듣습니다.

-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 이민호 저, 천 그루 숲 -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이다. '정답을 알려줘도 도대체 왜 알아듣지를 못하는 거야'라고 불평하기 이전에, 자신이 타인들에게 어떠한 태도로 말하고 있는지를 돌이켜 볼 수 있어야 한다.   

 

'힘숨찐'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힘을 숨긴 찐따'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원래는 오타쿠, 찐따들을 놀리기 위해 사용됐던 단어이지만, 지금은 오타쿠나 찐따가 아닌, 힘을 숨기고 반전이 있는 사람에게 힘숨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것을 과시하거나 뽐내는 게 아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정중하고 사려깊은 태도를 취하는, 그러한 '찐따'들이 어쩌면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가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선택에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