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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Apr 06. 2023

커피에 속지 마세요

Day 35

뇌 과학적인 관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좋은 건 아니에요. 

뇌가 1.4kg 밖에 안 돼요. 우리 몸무게의 2%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데 우리가 먹는 음식 에너지의 24% 정도를 써요. 뇌를 쓰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뜻이에요.

몸에 에너지가 떨어지고 피곤하면, 뇌를 천천히 쓰라고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나와요. 그게 나오면 몸에 에너지가 부족하니까 아주 천천히 사용하도록 과부하를 줄여주는 거죠. 그런데 카페인이 하는 일이 아데노신을 차단하는 거예요. 우리 뇌를 속이는 거예요. 에너지가 굉장히 있는 것처럼 "너 계속 뇌 써도 돼!" 계속 뇌를 속이면서 많이 쓰라고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하루를 보낼 수 없는, 굉장히 피로한 사회라는 거죠.

- 《알쓸신잡》 시즌 1, 정재승 님 -


지혜를 잇다


'커피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커피를 좋아한다.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67잔이라고 하니, 말 그대로 1일 1 커피 시대에 살고 있다. 회사에서 손에 커피 한잔 들고 출근하는 사람들, 혹은 출근하자마자 커피부터 찾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커피공화국임을 가장 실감하는 때는, 점심시간이다. 점심 먹고 회사 앞 카페를 가면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취업이 아니라, 회사 앞에서 카페를 차렸어야 했는데 아쉽다.) 아내도 아침에 밥을 먹는 대신 일어나자마자 믹스 커피 2개를 타 먹는다. 밥보다 커피가 양식이라고, 커피를 먹지 않으면 힘이 나지 않기에 필수로 먹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정재승 님의 이야기처럼 피곤하고 지친 날에도, 많은 이들이 생계를 위해 집을 나서야만 한다. 그리고 최소 8시간 동안은 노동을 해야만 한다. 이와 같은 패턴의 반복이 우리가 계속 커피를 찾게 하고, 커피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정재승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커피는, 그 안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실제 우리에게 힘을 주는 성분이 절대 아니다. 단지 피곤하지 않은 것처럼 뇌를 속이는 것뿐이다. 실제로 몸은 이미 지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의 분비를 막음으로써, 우리는 몸이 지친 줄도 모르고 활동한다. 그러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에 내성이 생기고, 더 많은 커피를 찾고, 피로의 정도가 커져 더 이상 커피로 에너지를 불태우는 것이 불가능할 때, 우리는 완전 방전 상태가 된다. 


최익훈 님은 소설 〈광장〉에서 '몸은 길을 안다'라고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몸은 반드시 신호를 준다. 감기에 걸리거나,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내 경우에는 이석 증상과 비슷한 현상이 1년에 한 번씩 나타난다.) 그럴 때마다 많은 이들이 커피에 의지한 체 버틴다. 하지만 몸이 안내해 주는 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신호등의 노란 불이 켜진 순간이니,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 부디 멈추지 않고, 빨간 불에 건너가 큰일이 생기는 불상사는 없기를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98n_Ilgrw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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