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Reviews

강인함의 힘

이주만 옮김

by Dominic Cho

원제: DO HARD THINGS: Why We Get Resilience Wrong and the Surprising Science of Real Toughness

저자: Steve Magness


- 총점: 9/10


- 한 줄 평

"효과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효과를 얻으려는 노력을 멀리하는 것이다." 책 "Widen The Window"에서 인용.


- 내용 정리 및 감상

"강인함의 힘" 혹은 원제를 '어려운 일을 하라' 정도로 번역하고 싶은 이 책은 괜찮은 책이다.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저자 본인의 이야기도 들려주는 부분을 읽을 때는 마음이 착 가라앉으면서도 저자의 진솔한 고백에 감사함을 느꼈다. 또한, 상상을 유도하거나 더 나은 미래를 자극하는 서술도 참 좋았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다. 많은 면에서 책 "작은 것의 힘"이 떠오르는 책이었다. 특히, 책에서 소개한 많은 훈련법들 속에서 "AIR 연습"이 연상되었다. 다만 이 책이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좀 더 간결하기에, 더 실용적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그 실용성은 이 책의 장점이자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기도 하다. 운동선수였고 코치인 저자는 성적을 내야 하는 스포츠 종목의 특성에 따라 책 전반에 걸쳐서 결과에 강박적으로 집중한다. 감정을 판단하여 어떤 때는 무시하라는 그의 말에는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이 주는 여유가 생략되었다. 또한, "강인함의 핵심"은 너무나 많아서 '이걸 "핵심"이라고 불러도 되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강인함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싶었겠지만, 때로는 "Less is more"란 말이 보다 더 적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구시대적"이나 "폭력적 리더십", 혹은 "가짜 강인함"이라고 부르는 그 대상에 대한 변론을 담고 싶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저자가 제안하는 "진정한 강인함"을 부정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구시대적"이고 "폭력적"이었던 시대를 겪어냈던 이들의 아픔을 헤아리기 위함이다. 단지 책에서 소개하는 군인이나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의 발전 뒤에는 가혹한 상황을 견뎌내는 알맹이들을 골라내는 선별작업이 있었다. 자본은 부족하지만 인력은 넘치는 상황이었기에 개인의 발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단지 시험을 통해 "진짜"들을 추려내는 편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그렇게 추려낸 "진짜"들이 마모되면, 다른 "진짜"들로 대체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냉혹하지만, 나는 이 작동방식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한국의 노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는 그런 시대를 살아내 왔고 그 덕분에 이뤄낸 엄청난 결실들을 난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청년 세대와 소년 세대 또한 겉모습은 달라졌을지 몰라도 그 근본 원리는 동일한 오늘을 살아내고 있음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나는 감사함과 미안함, 고마움과 아쉬움 등이 섞인 복잡한 감정의 파도 앞에 견딜 수 없어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그 순간순간에 담긴 고통들을 "가짜"라거나 "폭력적"이라고 부르기보단, 그저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고 이제부터는 그 시간을 겪어낸 덕분에 떠올린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 목차
들어가며 · 우리는 어쩌다 강인함을 오해하게 되었나?
1장 · 강압적인 사람이 아니라 내면이 강인한 사람이 되는 법
2장 ·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제1원칙 · 허세를 벗고 현실을 직면하라
3장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우리가 할 수 없는 일
4장 · 자신감은 조용하고, 불안감은 시끄럽다
5장 · 버틸 때가 있고 접을 때가 있다

제2원칙 ·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6장 · 감정은 독재자가 아니라 전령이다
7장 · 마음의 소리를 다스리는 법

제3원칙 · 바로 반응하지 말고 대응하라
8장 · 흔들리는 마음을 고정하기
9장 · 감정의 주인으로 사는 법

제4원칙 · 난관은 더 큰 ‘나’를 만날 기회다
10장 · 어려운 일을 하기 위한 기초 다지기
11장 · 괴로움에서 의미를 찾다

감사의 말
참고 문헌



- 바람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숭고한 깨달음은 "작은 것의 힘"이나 "강인함의 힘"과 같은 다양한 책들에게 영향을 미쳐왔고 나 또한 그 깨달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앞으로는 그런 극한 상황에 누구도 처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금씩 함께 만들어나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는다.




[2025/11/16 편집 후 재발행]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겸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