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Review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minic Cho Apr 30. 2024

강인함의 힘

이주만 옮김

원제: DO HARD THINGS: Why We Get Resilience Wrong and the Surprising Science of Real Toughness

저자: Steve Magness


- 총점: 9/10


- 한 줄 평

"효과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효과를 얻으려는 노력을 멀리하는 것이다." 책 "Widen The Window"에서 인용.


- 내용 정리 및 감상

"강인함의 힘" 혹은 원제를 '어려운 일을 하라' 정도로 번역하고 싶은 이 책은 괜찮은 책이다.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저자 본인의 이야기도 들려주는 부분을 읽을 때는 마음이 착 가라앉으면서도 저자의 진솔한 고백에 감사함을 느꼈다. 또한, 상상을 유도하거나 더 나은 미래를 자극하는 서술도 참 좋았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다. 많은 면에서 책 "작은 것의 힘"이 떠오르는 책이었다. 특히, 책에서 소개한 많은 훈련법들 속에서 "AIR 연습"이 연상되었다. 다만 이 책이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좀 더 간결하기에, 더 실용적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그 실용성은 이 책의 장점이자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기도 하다. 운동선수였고 코치인 저자는 성적을 내야 하는 스포츠 종목의 특성에 따라 책 전반에 걸쳐서 결과에 강박적으로 집중한다. 감정을 판단하여 어떤 때는 무시하라는 그의 말에는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이 주는 여유가 생략되었다. 또한, "강인함의 핵심"은 너무나 많아서 '이걸 "핵심"이라고 불러도 되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강인함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싶었겠지만, 때로는 "Less is more"란 말이 보다 더 적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구시대적"이나 "폭력적 리더십", 혹은 "가짜 강인함"이라고 부르는 그 대상에 대한 변론을 담고 싶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저자가 제안하는 "진정한 강인함"을 부정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구시대적"이고 "폭력적"이었던 시대를 겪어냈던 이들의 아픔을 헤아리기 위함이다. 단지 책에서 소개하는 군인이나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의 발전 뒤에는 가혹한 상황을 견뎌내는 알맹이들을 골라내는 선별작업이 있었다. 자본은 부족하지만 인력은 넘치는 상황이었기에 개인의 발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단지 시험을 통해 "진짜"들을 추려내는 편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그렇게 추려낸 "진짜"들이 마모되면, 다른 "진짜"들로 대체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냉혹하지만, 나는 이 작동방식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한국의 노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는 그런 시대를 살아내 왔고 그 덕분에 이뤄낸 엄청난 결실들을 난 누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청년 세대와 소년 세대 또한 겉모습은 달라졌을지 몰라도 그 근본 원리는 동일한 오늘을 살아내고 있음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나는 감사함과 미안함, 고마움과 아쉬움 등이 섞인 복잡한 감정의 파도 앞에 견딜 수 없어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그 순간순간에 담긴 고통들을 "가짜"라거나 "폭력적"이라고 부르기보단, 그저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고 이제부터는 그 시간 겪어낸 덕분에 떠올린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 목차
들어가며 · 우리는 어쩌다 강인함을 오해하게 되었나?
1장 · 강압적인 사람이 아니라 내면이 강인한 사람이 되는 법
2장 ·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제1원칙 · 허세를 벗고 현실을 직면하라
3장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우리가 할 수 없는 일
4장 · 자신감은 조용하고, 불안감은 시끄럽다
5장 · 버틸 때가 있고 접을 때가 있다

제2원칙 ·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6장 · 감정은 독재자가 아니라 전령이다
7장 · 마음의 소리를 다스리는 법

제3원칙 · 바로 반응하지 말고 대응하라
8장 · 흔들리는 마음을 고정하기
9장 · 감정의 주인으로 사는 법

제4원칙 · 난관은 더 큰 ‘나’를 만날 기회다
10장 · 어려운 일을 하기 위한 기초 다지기
11장 · 괴로움에서 의미를 찾다

감사의 말
참고 문헌



- (너무 많을지도 모를?) 강인함의 핵심들

진정으로 강인한 사람은 불편함과 괴로움을 피해 도망치지 않고, 몸으로 겪는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대책을 모색한다. 그리고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괴로움을 헤치고 나간다.

=> 지혜와 용기 // 자각과 비판단적 호기심 // 접촉지점 연습과 G&R 연습


자신이 처한 상황을 위협으로 인식할지 아니면 도전 과제로 인식할지는 스트레스 요인과 이를 처리할 자신의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렸다. 당신은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었는가?


현실을 수용한다. 자신이 직면한 상황의 어려움과 이에 대응할 자신의 역량을 거짓 없이 평가한다.


자신감은 안경과 같아서 대상을 보는 눈이 바뀐다. 자신감에 따라 우리 앞에 놓인 문제와 그 문제를 감당할 자기 역량을 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우리가 느끼는 통제감에 따라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양상이 달라진다. 통제감을 강하게 느낄 때 우리 뇌는 더 조용하고 쉽게 위협 반응을 잠재운다.


사람은 통제감을 상실할 때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상실한다. 선택권이 없는 환경에서는 강인함을 키울 수 없다.


우리는 느낌을 왜곡하기 쉽다. 그러지 않으려면 맥락을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느낌을 올바로 해석할수록 더 좋은 결정을 내린다.


느낌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한 행동으로 넌지시 우리를 유도한다.

=> AIR 연습


내수용 감각을 알아차리지 못함 -> 잘못된 예측 ->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강인함을 기를 기회를 놓침


전령 역할을 하는 느낌이 의식에 도달할 만큼 큰 소리를 내면 그 느낌에 따라 특정한 생각이 의식 속으로 들어와서 특정한 반응이나 행동을 보이도록 자극한다. 내적 발화는 여러 시스템 또는 여러 자아를 통합하는 데 일조한다. 자신이 무엇을 우려하고 어떤 동기를 품었는지 일깨우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하는 데 유용한다.


실제 경험하는 현실대로 반응해야 한다. 우리는 대부분 실제 스트레스 요인뿐 아니라 스트레스가 남긴 반향에도 반응한다. 강인한 사람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법을 배우고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적절하게 반응하도록 자신을 통제한다.


높은 성과를 올리는 이들은 대체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감정에 대응하는 전략을 쓸 줄 안다. 이들은 각 상황에서 요구되는 조건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다.


인간은 기본 욕구를 충족할 때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 것은 연료와 같다. 연료가 있어야 강인함을 기르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다.


목적은 강인함을 촉진하는 연료다.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들여다볼 때 외상 경험을 자기 이야기 안으로 통합한다. 이때 우리는 절망적인 몸부림과 고통에서도 의미를 찾아낸다. 의미는 우리 마음이 삶을 떠나지 않도록 결속하고 문제에 대응하고 회복하도록 돕는 힘을 지녔다.



- 바람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숭고한 깨달음은 "작은 것의 힘"이나 "강인함의 힘"과 같은 다양한 책들에게 영향을 미쳐왔고 나 또한 그 깨달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앞으로는 그런 극한 상황에 누구도 처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금씩 함께 만들어나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