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기를 시작하며, Part 2.

내가 무례했구나!

by Dominic Cho

<망각기를 시작하며, Part 1에서>

Part 1에서 짧게 다뤘듯이, "적응기"에 담긴 의도는 "스웨덴 모델을 참고하여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할 새로운 방안을 떠올릴 영감을 불러일으키기"였어. 그 꿈을 마음에 품고 이민을 온 3년 전의 Dominic을 돌아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이 xxxx, ㅎㅎ! 넌 니가 x나 무례하다는 것도 모르면서 무슨 헛소리나 잘난 척하면서 씨부려놨냨ㅋㅋ".

지금은 그저 헛웃음만 나지만, 앞선 문장까지 도달했던 과정을 좀 더 음미해 보려고. 어떤 "분수령"이라고 말할 만한 사건은 지난 부모님의 이사야. 은퇴를 앞두시고 지금 집을 팔고 새로운 집을 사실 생각이시라는 부모님께, "스톡홀름에서 집 구매하기"를 적으며 알게 됐던 집 매매 시 중요한 핵심들을 우선 강조드린 다음에, 내 실사례를 곁들여 몇 시간 동안 설명드렸지. 그러고 나서 바로 그다음 주, 부모님은 하지 말라고 그렇게 힘주어 말했던 핵심들은 깡그리 무시하신 채, 곁가지로 전했던 본인들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결정을 내리시더라구. 그 결정을 전화로 듣자마자, 머리끝까지 화가 차올라 바로 끊어버리고 아내에게 한참을 하소연한 뒤, 부모님의 선택에 반대하는 이유 6가지를 글로 정리하고 나서야 기분이 좀 풀어지더라.

결국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기 마련인 거지. 나도 고3 때 "공부하라"는 부모님 말씀은 뒷전으로 하고 "문명 5"나 "스타"를 오질라게 해댔으니까. 그렇게 수능을 조지고 성적 맞는 대학 중 한 곳에 가고 난 뒤, 속상하셨던 부모님께서 꺼내셨던 "니 인생 니가 알아서 살아"라는 말이 잊고 있던 기억의 저편에서 갑자기 떠오르네? 그렇게 난 내 인생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어떻게 저떻게 오늘까지 왔고, 나는 지금 내 삶이 만족스러워. 마찬가지로, 부모님도 부모님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시고 부모님 인생 알아서 사시겠지. 입버릇처럼 말하셨던 "니 인생 니가 살지 내가 대신 살아주는 거 아냐"라는 말이 딱 맞네.

그렇게 속이 상해서 꿍시렁꿍시렁 대던 와중에 문득 그즈음에 읽었던 책 "마음의 기술"의 한 문장이 생각났어.

가족 구성원을 존중하지 않는 당신의 사고방식이 문제다.

맞네, 내가 부모님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았네. 솔직히 말하면, 쯧, 그냥 내가 무례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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