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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l 25. 2023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 스타니슬라스 드앤

총점: 9.5/10


- 한 줄 평

학습 기계: 배우는 방법을 배우다.


- 내용 정리

적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은 책이다. "콜럼버스의 달걀" 같았던 저자의 문장들도 담고 싶고, 목차마다 연상되었던 다양한 주제들도 담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감탄하고 부럽기까지 했던 부분은 바로 '원리를 먼저 설명한 뒤 사례를 드는 방식으로 서술'하여,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작성된 섬세한 구성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서평은 하고 싶은 많은 말들을 추린 다음, 원리와 함께 풀어내자.


우선, 책은 3부로 구성되어 각 부에 걸쳐서 배움이란 주제를 정의하고, 특징을 정리한 뒤, 학습법을 설명하도록 구성되었다. 1부에선 배움이란 7가지 정의에 기계와의 비교를 통한 2가지 정의를 더한다. 2부에선 배움의 특징을 크게 천성과 교육이라는 2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서 4장에 걸쳐 설명한다. 3부에서는 배움의 방법을 4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또한, 세부 목차와 각 문단은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되었고 근거와 예외, 반례들까지 골고루 다룬다. 거기에 이따금씩 더해지는 유머들은 읽는 맛을 높여준다. 단, 개인적으로 서서히 압도되는 느낌보다는 벅차오르는 감동의 순간을 좋아하기에 취향에 100% 맞는 책은 아니었다.


섬세함에 압도되는 목차로 내용 정리를 마무리한다.


서문


1부 배움이란 무엇인가?

1장 배움의 7가지 정의 (매조에가보검선: 순서의 흐름이 일품!)

(일반적인 정의: 배움이란 외부 세계의 내부 모델을 만드는 것)

배움이란 마음속 모델의 매개변수들을 조정하는 것이다.

배움이란 조합 폭발을 활용하는 것이다.

배움이란 에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배움이란 가능성들의 공간을 탐구하는 것이다.

배움이란 보상 기능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배움이란 검색 기능을 제한하는 것이다.

배움이란 선험적 가설을 투영하는 것이다.

2장 우리의 뇌는 왜 기계보다 잘 배울까? (추론:문법/과학자)

인공지능은 지금 무얼 놓치고 있을까?

배움이란 한 영역의 문법을 추론하는 것이다.

배움이란 과학자처럼 추론하는 것이다.


2부 우리의 뇌가 배우는 법

3장 아기들의 보이지 않는 지식

물체 개념

숫자 감각

확률에 대한 직관력

동물과 사람들에 대한 지식

얼굴 인식

언어 본능

4장 뇌의 탄생

유아의 뇌는 잘 조직화되어 있다

언어의 고속도로

피질의 자기 조직화

개성의 근원

5장 교육의 몫

기억의 초상

진짜 시냅스들과 가짜 기억들

영양분은 학습의 핵심 요소

시냅스 가소성의 힘과 한계

민감기란 무엇인가?

시냅스는 시작되거나 아니면 끝나야 한다

부쿠레슈티의 기적

6장 당신의 뇌를 재활용하라

신경세포 재활용 가설

수학은 뇌 회로를 재활용해 근사한 수치를 찾아낸다

읽기는 시각 및 음성 언어 회로들을 재활용한다

음악, 수학, 얼굴

풍요로운 환경의 이점


3부 배움의 네 기둥

7장 주의 (언제/무엇을/어떻게)

경계: 뇌의 각성

정향: 뇌의 필터

집행 제어: 뇌의 스위치보드

주의 집중하는 법 배우기

당신이 주의를 기울인다면 나도 주의를 기울인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지식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8장 적극적인 참여

수동적인 생명체는 배우지 못한다

보다 깊은 처리, 보다 깊은 배움

발견 중심 학습의 실패

호기심 그리고 호기심을 북돋는 법

알고 싶은 욕구: 동기부여의 원천

학교가 호기심을 망치는 세 가지 방식

9장 에러 피드백

놀람: 배움의 추진력

뇌는 에러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에러 피드백은 처벌과 동의어가 아니다

성적: 에러 피드백의 형편없는 대체물

스스로를 테스트하라

황금률: 학습 간격 두기

10장 통합

뇌 자원을 해방시키기

수면의 중요한 역할

수면 중에 뇌는 전날의 일을 되새긴다

수면 중의 발견들

수면, 어린 시절 그리고 학교


결론 – 교육과 신경과학의 조화

아이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켜 줄 13가지 메시지

미래 학교들의 동맹


감사의 글



- 감상: 지금까지 읽어온 양서들을 엮기

배움, 다시 말해 학습의 원리를 설명하는 이 책의 구성은 "마음 챙김"과 닮았다. 마음 챙김과 자기 자비라는 주제로 3+3가지 원리와 6+7가지 수행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배움을 7+2가지로 정의하고 4가지 기둥을 통해 학습법을 설명하는 이 책이 연상된다.

이어서 원리를 설명하는 "마음 챙김"과 대칭되는, 명상의 매개 변수들을 알려준 책 "작은 것의 힘"이 떠오른다. 안전지대와 자기 관리 지대라는 2가지 큰 변수와 30개가 넘는 세부 변수들을 통해 명상법을 알려준 책으로, "마음 챙김"과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마음 챙김과" "작은 것의 힘"의 관계처럼,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와 대응되는 훌륭한 책이 한 권 떠오르는가? 바로 "완벽한 공부법"이다. 믿음으로 시작해 일로 마무리되는 학습의 14가지 매개 변수를 설명한 양서다. "완공"에서 다룬 14가지 학습의 매개 변수들은 이 책에서 다룬 배움의 4가지 기둥이라는 원리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책의 구성에서 연상되는 3가지 책 다음으로, 책의 서술에서 연상되는 2가지 책이 있다. 우선 씽큐 ON 9기의 첫 번째 도서 "똑똑하게 생존하기"다. 9기의 마지막인 이 책과 대칭되는 우아한 수미상관의 미를 보여주는 책으로, 학습에 대한 기존의 잘못된 믿음들을 반박하는 이 책의 고상한 서술에 '헛소리를 반박하는 7가지 방법들'이 녹아있다.

또한, "유머의 마법"에서 다뤘던 '대조와 구체화, 비유와 세상 건설'이라는 재미를 만드는 방법들이 품고 있는 독특한 향을, 맛있게 읽을 수 있도록 서술된 이 책의 문장들 속에서 맡을 수 있다.


책의 구성과 서술이라는 측면을 다뤘으니, 이제 좀 더 학습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춰보자. 학습은 천성과 교육이라는 2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천성이라는 측면에선 유전자와 뇌의 가능성과 한계를 설명했던 "유전자 임팩트"와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운명의 과학"이 떠오른다. 학습 기계인 인간이 지닌 선천적인 한계를 과학적 근거로 풀어내어 독자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책들이다.

하지만, 위 책들에서 다루지 않은 교육이나 환경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책들도 읽었다. 믿음과 논리, 사랑의 3종 세트를 각각 다뤘던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영양의 비밀"이다. 사람은 분명 선천적인 한계를 지녔으나 믿음과 논리, 사랑이란 힘을 교육을 통해 학습할 수 있기에, 우리는 하루하루 더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품게 만들어준 책들이다.


이어서 천성과 교육이라는 학습의 원리가 실제로 구현된 사례들을 알려준 책들이 떠오른다. 니체라는 위대한 사상가의 삶을 통해 그의 철학을 설명했던 "니체의 삶", 4명의 위대한 리더들의 삶을 통해 선천적인 제약과 그를 넘어서는 학습의 힘을 보여줬던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이스라엘 유대인이라는 사회를 통해 학습과 성장하는 민족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후츠파". 마지막으로 사회가 품고 있는 장단점을 설명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교훈을 가르쳐주었던 "패거리 심리학"까지. 사람부터 국가, 나아가 인류 사회에 담긴 천성과 교육을 다룬 책들의 저변에 담겨 있던 학습이란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


좋은 책들의 맥은 어째서 통하는 것일까? 놀라움과 신기함에 빠지다 보면, 인생의 다양한 분야들을 관통하는 기본 법칙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 순간, 또 한 권의 책이 떠오른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혼돈의 해독제".

삶의 원리를 터득한 사람들은 책을 통해 이미 그들의 깨달음을 공유해오고 있었다. 그들의 자비로움을 깨닫는 순간 너무나 감사함을 느낀다. 또한, 나의 부족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그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돌이켜보면 블로그에 첫 서평을 작성한 지 2년이 지났다. 그 2년 간의 책들을 엮은 이 감상은 지난 월요일, 부친상을 당한 친구의 장례식장에 가며 겪었던 퇴근길의 짧은 순간으로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

오랜만에 느꼈던 퇴근 시간 지하철의 붐비는 인파는, 사랑과 성장과 재미를 통해 개개인의 삶을 중요시하자는 내 이상의 하찮은 가벼움을 깨닫게 했다. 지난 2년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는 하나의 톱니바퀴일 뿐이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꼈다.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고, 대체될 수 있어야 하는 그런 부품.
그 지하철 안에는 수많은 톱니바퀴들이 타고 있었다. 저마다 사랑과 성장과 재미의 이야기를 품고 있겠으나, 그게 뭐 대수일까. 그렇게 삶의 마지막 순간을 기리기 위한 자리로 흘러가며 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몸서리쳤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허무함에 빠져 있으면 안 되겠지. 아마 이런 순간을 겪어보았기에 "현실과의 괴리가 자신을 삼키지 못하게" 하라고 "작은 것의 힘"의 저자도 적었나 보다.

업무 내적, 외적으로 힘들었던 일주일이었다. 아무리 하찮은 가벼움에 몸서리치는 덧없는 인생일지라도, 그 순간순간을 때론 치열하게, 때론 게으르게, 온전히 겪어낸 내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은 밤이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있을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이들에게도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며 이 서평을, 일주일을, 그리고 지난 2년을 오늘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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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7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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