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가 되가고 있어
내가 점점 이상해져가
그걸 느꼈던 일화를 말해줄게
어렸을 때는 비맞는 것을 좋아했었어
시원하기도하고 물놀이 하는 것 같고
내가 옷을 더렵혀도
집에가면 새옷을 입혀주니까
근데 커가면서 싫어지기 시작해
교복을 입고난 후부터 같아
특히 애정이 가는 교복 세트가 있었거든
그게 다 젖는다하면
내일은 마음에 들지 않는 세트로 입어야하니
비 맞는게 그 때부터 싫어졌는데
최근들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어
요새 내가 사는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어
갑자기 비가 엄청 많이 쏟아지는 현상있잖아
어느 날은 러닝하고 있었는데
그 때 그렇게 쏟아지기 시작한거야
원래 같으면 싫어했어야 나다운 것 같았는데
잠시 쉬라는 신호라고 느껴져서
아무 생각 없이 벤치에 앉아 그 비를 다 맞고 있었어
산성비다 뭐다 하면서 비 맞는걸 피하라고 하는데
너무 시원해서 안맞을 수 가 없었어
한 10분 정도 대차게 내린 후에
다시 빛이 드리우는데
비가 내릴 때도 부정적인 생각이 없었을 뿐더러
내 시선을 하늘을 향했고
'무지개가 뜨려나'하면서 보고 있는거야
그랬더니 마법처럼 너무나 뚜렷히
무지개가 생긴거야
왠지 모르게 내가 세상을 조종하는 느낌에
미친 사람처럼 히죽거리며
잔비를 맞으면서 러닝을 이어나가는데
그 때 느낄 수 있었어
'내가 또라이가 되가고 있구나, 이상해져가고 있어'
왜냐고?
비가 와도 먹구름이 지나가면 무지개가 올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 비를 다 맞으면서!
뭐든 마냥 기분좋은 미친 사람처럼
긍정적이다 못해
이건 심하다 할 정도로 변했더라
싫다는게 아니야 너무 좋아서 이렇게 표현하는거야
기분이 좋더라고
비만 내리면 노심초사 교복이 젖을까
걱정하고 짜증내고 화도나고 싫어하던 예민보스에서
비가 와도 옷이 젖든 말든
바라보고 혼자웃고 무지개가 뜰까 궁금해하는 또라이로
진심으로 행복해졌어
불행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어
나를 행복하게 할 수도 있는 것들로
이렇게 바뀌게 된 내가 좋더라
나의 비가 왔던 날처럼
생각이 변했다는 걸 느끼게 된 에피소드가 있어?
나한테도 말해줄래
나처럼 이런 일들을 겪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해
나처럼 무지개를 보았던 적이 있어?
+ 단지 시작하는 것에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