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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다 빠진 어느 밤에

(詩) 쉬임을 기도하는 안식의 시

by 되는대로




힘이 다 빠진 어느 밤에

되는대로


너는, 소란스러운 가운데에 앉아

웃으며 손을 흔들고

사람들에게 빛을 나눠준다.


어깨 너머로 보았지

조용히 사라지는

작은 빛


소란한 상의 끝에

남는 건 피곤한 숨결

안개처럼 차오르는 공허...


밤 깊어 전화하면

너의 음성 뒤로

지친 바람이 갔다.


그래, 알겠어

너는 금 잘 살아보려고

힘을 짜내어

버티며 애쓰고 있다는 걸


돌아오면 외로운 밤

안구건조증처럼 라버린 웃음

누구에게도 빛 밝혀줄 수 없는

그런 밤 오는 언젠가,


그제서야 아는 거야

화려한 어울림의 순간들

으쌰거리던 소란한 말소리들도

결국은 다 스쳐간

기억의 조각들 뿐이었다는 것


훗날 가장 조용한 멀찌기에

오랜 시간

네가 애써 외면했던 후미진 자리에는

너를 받아줄 다란 쿠션이 을거야


무거운 의미 다 내려놓고

그제야 축 쳐진 등을 기대어

사람들 못보게 숨겨왔던 한숨까지

그날엔 아무 바람없이 편하게 쉬어보자


쉬지 못하고

들판을 달렸던

너는

오화(午火)의 지친 말


네 쉬임의 방에

따뜻한 계열의 주광색 침대명과

머리 맡 아이보리색 쿠션 이미 기에 있어


너의 왼쪽 을 뻗어

내일의 힘찬 몸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그 안식

이불과 베개 준비해 놓을게


그날까지

마음 기다림의 등은

항상 그 자리에서

언제나 밝음








제 글이 좋으셨다면 이 노래에 잠시 더 머물러 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꽃피는 밤 -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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