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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뚱 이 1

(詩)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by 되는대로



몸 뚱 이

되는대로



병원 검진실

삭막하게 깔린

얇은 매트리스 위에

네모나게 각이 진 나를 뉘인다.


차가운 금속 도구들이

드러난 몸뚱이 위로

무심히 척척 얹히고

내 지난 삶을 심판 받는다.


비싼 옷

이는 장신구

굽이 닳은 구두...

가식의 모든 껍질을 벗고

이제 남은 건

빈 몸뚱이 하나


갈망의 울음

지금 잠시 멈추고

나모르게 한숨 좀 쉬었더니

가라앉은 먼지 일어다.


갑자기 보이는

믿어왔던 ‘진심’

병실을 부유하는

티끌과 같라.


벌거벗은 맨살 위로

바쁜 손길 스치고

또 잠시 머물다

이별처럼 지나갈 때에

스스로 묻는다.


이게 나인가

나는 몸인가

마음인가

아니면 내가 만들어 낸

무언가인가









이상은 -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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