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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l 11. 2020

한 사람에 하루 3번 <예쁜 말 하기> 프로젝트(1)

예쁜 말 하는 언어 습관 꿀팁 - 1탄

명절에 한데 모인 가족들. 집안에 아이가 있으면 온 시선이 아이에게만 모아진다.


"아~ 예쁜 짓~!"


하고 어른들이 어린아이에게 외친다. 아이는 마치 애교 부리는 기계마냥 검지 손가락을 볼 파이도록 꽂고서, 45도 각도로 고개를 기울이며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인다.(찡긋) 어른들은 꺄르르르 박수를 치며 웃는다. 아이는 생각한다.


'그래, 뭐 이짓(?)도 유치원 졸업하면 끝나겄지.'

인생 2회차 시안이

난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어릴 때 어들이 '예쁜 짓'을 가르치듯 '예쁜 말'을 가르쳐 줬다면 어땠을까? 예쁜 말이란, 온갖 미사여구를 때려 부은 말이 아니다. 대방의 마음이 사르르 녹는 말이다. 상대방의 마음에 꽃이 피는 향기로운 말이다. 상대방의 눈이 반달이 되는 진심 어린 말. 쁘게 말하기는 언어의 영역이자 주변 환경에 따라 몸에 익기에, 훈련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딱 정해진 말보다는 그때그때 탁월한 센스가 필요한 법이지만, 그래도 예쁜 말을 이루는 언어 습관을 몇 개 적어보려 한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말
1. 네 덕분이야
네가 있어 다행이야


우린 힘들 때 본능적으로 남 탓 환경 탓 과거 탓을 한다. 힘들면 그럴 수 있다. 내 탓으로 돌리면 자괴감, 자책감이 들어 자존감마저 무너지기 쉬우니까. 하지만 깊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결이 다른 에너지를 낸다. 감동적인 말을 해낸다.


"이만큼 버틴 건 다 네 덕분이야."
"덕분에 잘 됐습니다. 매번 고맙습니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내가 너 때문에 산다"


인간의 공통 욕망은 '기억해주길'바라고, '자기 존재를 알아주길'바란다. 그걸 함축하는 사랑의 언어가 '인정하는 말'이다. 내가 누구로부터 '인정받는 말'을 듣는다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내가 존재함으로써- 살아있음으로써 가치가 있다는 말은  무너진 자존심까지도 회복해준다.

 

우린 궁극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누군가의 필요가 되었을 때, 내 삶은 가치 있다고 스스로 여겨지는 이유다. 그 느낌을 갖게 하는 가장 좋은 예쁜 말 중 하나가 바로 '네 덕분이야. 네가 있어 참 다행이야.'이다. 이걸 감성 버전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널 만나기 전에는 '꽃이 피니까 봄이 왔다'고 느꼈는데, 널 만난 이후로는 '네가 있으니까 봄이 왔다'고 느껴. 같은 거?



2. 지금 잘하고 있어.

필자가 '나를 발견하는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글쓰기 실습을 할 때 3주차 쯤 매번 내는 주제가 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이다. 지금까지 이 주제로 글쓰기 실습을 했던 수 천명 중 약 90% 이상이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했다. 이 말을 가장 듣고 싶은 말로 꼽은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거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타인으로부터 격려나 인정 따위가 결핍된 상황이거나, 스스로 확신이 없어 의심스럽기 때문일 테다. 누군가 무시했거나 타인과 비교될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 잘하고 있다'는 말이 힘이 되는 필요조건은 뭔가를 '하고 있다'는 전제가 아닌가.


열심히 하긴 하는데, 잘하는 건지 의심스러울 땐 셀프 홀딩을 해줄 타이밍이 왔다는 거다. 스스로를 붙잡아 두고서 잘하고 있다고, 잘 해내고 있다고,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서 다듬어가면 된다고. 세상에 당장의 성과가 있는 일만 있는 건 아니니 무작정 버틸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쉽게 좌절할 정도의 무가치한 노력은 아니라고 나에게 말해주자.

"네 고민, 걱정, 근심.
그거 네가 지금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잖아.
이제 그만 거둬도 돼. 너 자신을 인정하고 확신해.
너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렇게 예쁘게 말해주면 된다. 지금 주변에서 누군가 갈팡질팡하거나 흔들리고 있다면, 무작정 따끔한 충고부터 하지 말고, '지금 잘하고 있어. 더 잘 해낼 거야. 노력하고 있잖아.'하고 격려해주길 바란다. 충고 이전에, 스스로 답을 깨달아갈 수 있도록 하는 예쁜 말로 오래오래 남을 테니까.


3. 고생했겠다. 너 애썼구나.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빠밤(옥상달빛 노래 '수고했어 오늘도' 中)


각자 가장 좋아하는 단어들로만 그룹명을 지었다는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청춘 감성 응원 송 <수고했어 오늘도>는 마음이 청춘인 모든 세대들에게 큰 힘을 주는 담담한 응원가이다.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만큼 락앤롤 Feel이 아니어도 국민 응원가가 될 수 있다는 걸 이 노래는 증명해주었다.


아주 심플한 코드와 멜로디이지만 노랫말과 목소리가 찰떡궁합인 '수고했어 오늘도'는 너의 수고를 인정한다는 말이다. 예쁜 말이라는 걸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인정)' + '칭찬' + '지금 분위기에 맞는 기분 좋은 말'이라고 했을 때, 이 '칭찬'이란 요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칭찬의 기술로는 '너 타고났구나. 천재야 천재.'가 교육상 좋지 않다고 한다. 천재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 행동하는 것보다 '너 노력했구나. 정말 썼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훨씬 더 과정에 몰입하여 노력한다는 거다. 혹여나 어쩌다 운 좋게 잘 되었다고 해도 '고생했다. 애썼다'는 말은 기운이 솟는 말이다. 동기부여가 되는 말이다. 오늘도 수고한 이에게 예쁜 말 한마디를 툭 건네고 싶다면 이 말을 해보길 권한다.


그러나 자존감이 현격히 낮아진 상태에 놓인 상대가 듣는 예쁜 말은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들은 반사적으로 저항하고 의심한다. 내가 한 노력을 네가 알기나 해? 혹은 난 노력하지 않아도 이 정도는 (원래)능력이 되거든? 하고 속으로 저항심이 일어나는 거다. 상대를 믿지 못한 채 비아냥 거리는 건가? 하고 오해도 한다.


- 다음 화(예쁜 말 하는 언어 습관 꿀팁 - 2탄)에 계속 -


매일 공개 글쓰기 10일차 no.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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