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당당하도록 살아가는 법

MBTI가 극IIII인 내가 강단에만 서면 당당한 이유

by 이동영 글쓰기 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아내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이 안다.(아 물론 여기서 사흘은 4일이 아닌 3일이다.)

미국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남긴 말이다.


프로들은 연습 훈련이나 실전에서 몰입하기 전에 마인드셋을 충분히 한다. 위 번스타인과 같이 말이다. 그러나 준비하고 연습 훈련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그냥' 몰입한다.

쿨하게 말해놓고 방긋 웃는 연아킴
목표를 향해 그냥 달리는 거다.


무슨 생각을 할 때도 있었겠지만 어느 정도 반열, 경지에 오른 '선수'레벨은 Just Do It이 몸에 배어 있다.

손흥민 선수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기본기'교육에 따라야 했다. 중간에 딴생각을 하고 장난을 치면 양발 리프팅을 4시간 동안 하며 혼나기도 했다.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선수들의 공통점은 다음 진도를 나가기 위해서 기본기 반복을 그냥 했다. 그냥.


나 스스로 '이동영 작가는 강의 참 잘해요'하고 말할 순 없지만(이미 말했다), 적어도 IIII 내향형이자 아싸(아웃사이더)유형의 이동영 작가가 강의하는 무대에만 오르면 여유롭고 당당할 수 있는 비결이 이들과 맞닿아 있다. (나도 월드클래스로 가는 중인가..)


강의 준비를 할 때 매번 반복하는 이동영 작가만의 루틴 훈련이 있다.


'복기'다.

평균 2~3시간 강의 녹취본을 최소 3회 이상은 반복 재생해서 듣는다.처음부터 끝까지, 성찰하며 질문하고 구간반복도 하면서 세밀하게 체크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꼭 하는 루틴이다.


운전을 하지 않으니까 장거리 출강 이후에 돌아오는 버스나 전철에서, 걸으면서 듣는다. 집에 와서 샤워기를 틀어놓고 계속 듣고,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듣는다. 가끔은 그렇게 무한 반복으로 틀어놓고 깜빡 잠들기도 한다.


이걸 한 번이라도 하지 않고 거르면 강단에 서서 자신감이 하락한다.

강단(講壇)에서 강단(剛斷)이 생기려면 치열하게 복기하는 과정을 나름의 훈련법으로 꼭 지키는 거다.

내가 어떤 말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 수강생이 어떤 질문을 했는데 내가 적절한 답변을 더 잘할 수 있었다 - 여기에선 이런 자료를 더 찾아보고 보충하면 좋겠다 - 여기선 호흡을 조절해서 긴장감을 주는 게 좋겠다 - 이 부분에선 혀가 꼬이니 다음에 할 땐 띄엄띄엄 또박또박 말해야겠다 -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좀 부족했으니 메일로 답변을 넣어줘야겠다 등등..

이 작업을 매번 하고 나니 강의안도 매번 업데이트가 되고, 당당하게 마이크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복기를 하고 강의안과 멘트를 보강해 놓으면 마치 전쟁에 나갈 좋은 무기를 추가 장착한 기분이 든다.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수백 명 앞에서도 여유 있게 답변할 수 있는 준비인 것이다. 나는 그저 준비한 걸 실전에서 하면 된다.

물론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는 게 상책이다. 모른다고 하고, 답변이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면 수업이 끝난 후 최선을 다해 찾아보고 보충 자료를 건네주기도 한다. 강의 준비를 할 땐 강의 준비에 완전히 푹 빠져 있다. 강의 직후에 쓰러져도 좋으니 강의에서 다 쏟아부으리라 하는 생각으로 행복한 강의를 한다.


김연아 선수도 스트레칭을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질문이 뜬금없이 훅 들어오니 '그냥 하는 거지'하면서 멋쩍게 웃었지만, 실제 스트레칭이 아닌 동작 훈련을 할 때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계속 두뇌를 활성화할 것이다. 손흥민도 펠프스도 마찬가지다. 이동영 작가도 마찬가지다(Let'go).

나는 강의 준비를 하면서 수강생들의 반응을 상상한다.


'이렇게 하면 이런 반응이 돌아오겠지?'

'이렇게 하면 이런 느낌을 받겠지?'

'이렇게 던지면 이런 표정을 지을 거야.'

'이렇게 호흡을 늘리면 다들 주목하겠지?' 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나에겐 너무 즐거운 준비과정이다.

예상과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건 내가 고치면 된다. 예외적으로 몇몇 대상은 기대를 크게 하진 않는다. 비자발적으로 강의에 온 학생들이나 소수 어르신 그룹은 의외의 반응을 한다. 그럼 내가 기운을 잃을 때가 있는데, 그런 강의는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또 부르면 거절한다.

실제 강의를 들을 의지가 있고, 동기부여가 통하는 수강생들과 함께해야 그들도 나도 서로 신나서 어화둥둥이 된다. 끝나고 수강생이 사진을 찍자고 하거나 사인을 요청해 받아 가거나 굳이 찾아와서 감사인사를 하고 가거나 추가 질문을 하고 간다면 그 강의는 성공적인 거다.


나는 성공적인 강의를 위해 소소한 실패들을 돌아보는 준비로 당당해진다. 강의를 잘하는 법은 이처럼 간단하다. 목표를 정해놓고 '그냥' 반복하면 된다. 이게 싫은 사람은(간혹 자기 목소리를 못 듣겠다는 초보 강사들이 있다) 강의와 안 맞는 사람이다. 녹취 없이도 복기가 가능하다면 괜찮겠지만, 그런 천재형은 드물고 이 복기과정은 아주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 뻔하다.

레너드 번스타인

스스로 알고 주변 사람이 알고 수강생이 안다. 수험생이 순공시간을 치열하게 지켜내듯 복기시간을 순수하게 해내면 강의를 잘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시간과 돈을 내고 날 평가하려는(처음 보는 사람들의) 기운을 압도할 유일한 방도는 미친 수준의 준비, 그 반복 밖에는 없다.


Lhh2025@naver.com (섭외문의_이동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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