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생각해 보면 남들 말에 귀 기울이는 것에도 정도가 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퇴사하면 뭐 할 거야?"라고 물었을 때,
"응, 나 글쓰기 책도 내고 에세이 책도 내고 프리랜서로 기업이나 대학·학교 다니면서.. 글쓰기 강의하고 먹고살 거야~"라고 했다면?
거창한 희망사항이다, 책 내서 돈 못 번다, 경쟁자, 학력, 경력 어쩌고 하며 다 말렸거나 혀부터 찼을 일이다.
그러나 난 그런 계획이 하나도 없었다.
내가 콘텐츠 마케터로 재직하던 홍보대행사에서 국내사업팀 해체로 인한 권고사직 이후 실업급여를 받으며 이력서·자기소개서 족히 100군데 정도 냈다가 잘 안 풀려서,3개월 후 무작정 개인 글쓰기 클래스를 연 게 다였다.
TEDx 강연도 해봤고 사내강의도 꾸준히 했고, 회사 다니는 도중 자비출판과 POD로 책도 출간해 봤고 홍보대행사에서 외부 강사 대신 내가 예산 아끼며 출강해 보았으니 브런치스토리에 이동영 글쓰기 클래스 수강생 모집한다고 이름을 걸고 올렸던 게 다다. 불안? 왜 없었겠는가. 근데 그게 아마도 동력이었을 거다.
결국 흘러 흘러 돌아보니"응, 나 글쓰기 책도 내고 에세이 책도 내고 프리랜서로 기업이나 대학·학교 다니면서.. 글쓰기 강의하고 먹고살 거야~".. 를다 해내고 살아온 것이다.
퇴사 전보다 삶의 만족도는 체감상 50배 정도 높다. 수익면에서도 자율도면에서도 전부 상승 그래프다.
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몰랐다.내가 하고 싶은 것 중에서 잘할만한 일로 골라서 꾸준하게 집중했는데복합적인 행운이 따른 결과다.
난 내 경험으로 누가 말리든 혀를 쯧쯧 차든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를 함부로 재단하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불안을 동력 삼아 추진하면 뜻밖의 행운이 따를 때가 있다. 이걸 우린 '다행'이라 한다.
뜻밖의 행운은 도전하는 용기에서만 얻을 수 있다. 세상을 믿을 수 없다면, 나를 믿고 뭐라도 해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