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돌아보면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 받은 만큼 베푸는 사람, 아낌없이 주는 사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과연 어떤 부류인가?
필자는 항상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의를 베푸는 자'들의 행동이 궁금하였다. 깃허브(Github), 구글 가이드, 네이버 지식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큰 대가 없이 공유하고 하는 자들에 의해 확장되어 나갔다. 무엇보다 '일반 독자들에 의해' 작성되는 위키피디아(Wikipedia)는 '전문가들에 의해' 작성되는 브리태니커(Britannica) 백과사전의 정확성과 정보량을 뛰어넘는 지식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위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자그마한' 보상에 있어서 종류와 규모의 차이가 있지만, 그들의 참여는 모두 '큰' 대가를 바라지 않는 행동에 의해 이루어진다.
필자는 근 몇 년간 집단지성의 힘을 믿어 다양한 조직을 만들어보기도, 리드하기도 했다. 집단지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습성이 필요했지만 그 사이에는 당연하게 '베푸는 자'와 '받기만 하는 자'들이 존재하였다. '베푸는 조직'이 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충돌이 발생하였고, 많은 일원들이 떠나기도 했다. 세상은 역시 '베푸는 자'들을 위한 아름다운 환경이 아니었다. '받기만 하는 자'들이 만연하기에, '베푸는 자'들이 번아웃(burnout)되기 쉬운 환경임을 느꼈다.
베스트셀러인 '오리지널스(Originals)'와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를 온라인 스토어 장바구니에 넣어두기만 채로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TED를 보던 중 해당 책의 작가 애덤 그랜트(Adam Grant)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TED에서 2번의 연설을 진행하였는데 이 글에서는 위 경험들에 있어서 많은 공감이 되었던 Give and Take에 대한 강연을 다루고 있다.
'Giver들이 성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철학을 가진 자들에게, 혹은 그와 반대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들에게도 반드시 추천을 하고 싶은 영상이기에 글로 정리하고자 하였다. (애덤 그랜트는 최우수 강의평가상을 7회 수상한 인물답게 강의력이 뛰어나 그의 연설을 글로 옮기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해당 강의를 한 번만 보기에는, 영상으로 빠르게 넘기기에는 매우 소중한 연설이라 생각되어 글로 조금 더 자세히 담으려 노력하였다. )
애덤 그랜트(Adam Grant), 그는 누구인가
Adam Grant 현 펜실베니아대학의 경영대학 와튼스쿨(Wharton School) 교수
와튼 스쿨의 동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일론 머스크, 워렌 버핏 등이 있다.
만 28세의 나이에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 교수(Tenure) 임명
2011-2017, 7년 연속 '최우수 강의평가상' 수상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수석 졸업
미시간대학교 조직심리학 박사
Fortune지가 선정한 '40세 이하 경영학 교수 40명(Fortune's 40 under 40)'선정
'세계경제포럼 젊은 세계 지도자 (World Economic Forum Young Global Leader)'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 50인 (Thinkers 50)' 선정
2개의 베스트셀러 오리지널스(Originals),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저자
(이렇게 훌륭한 그는 81년생이라는 사실.........)
그는 강연에서 '주기만 하는 자(Giver)'와 '받기만 하는 자(Taker)'의 행동, 그리고 그들이 혼재되어 있는 조직에 있어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명확한 구분을 위해 '주는 자'를 Giver로, '받는 자'를 Taker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Are you a Giver or a Taker - Adam Grant
애덤 그랜트는 인간을 3 부류로 나눈다.
Taker - 관계에서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사람
Giver - 받는 것보단 주는 것에 익숙한 사람
Matcher - 받은 만큼 주는 사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받은 만큼 보답하려는 'Matcher'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통상적인 생각으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수 있다.
받는 만큼 주는 자, 다시 말해 Matcher들이 제일 합리적인 사람일까?
그는 엔지니어, 의사, 영업직 대리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안타까운 점은 각 직종에서 제일 성과가 안 좋은 사람들은 모두 Giver였다. 이유는 바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느라 정작 자기 일을 할 시간과 에너지가 모자랐던 것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Giver는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남을 도와 조직을 향상시킨다.
팀이나 기업 내에 Giver와 같은 행동이 많을수록, 다시 말해 사람을 돕고 지식을 나눠주며 멘토링을 제공할수록 기업의 이윤, 고객 만족도, 고용 유지율(employee retention)이 더 높고 운영비 지출 또한 낮았다.
조직의 성과를 올려줌과 동시에 개인의 성과가 저조한 Giver들을 보았을 때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수 있다.
Giver가 성과가 최악의 직원이라면 최고의 성과를 지닌 직원은 누구일까?
다행히도 Taker는 아니다. Taker들은 대부분 성공이 빠르지만 그만큼 빨리 망한다. 왜 일까?
바로 Matcher 때문이다. Matcher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Taker를 마주하는 경우 그들에게 벌을 주려고 한다. 56%가량의 과반수가 Matcher 인 것 고려했을 때 이러한 방식이 계속 돌고 돌아 이론상 Matcher가 최고의 직원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직원 또한 Giver이다.
실제 영업 사원들을 대상을 실험한 데이터 결과는 다음과 같다.
Giver들은 최악의 실적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최고의 실적 또한 보여주고 있었다. 놀랍게도 이는 엔지니어, 의사들과 같은 대부분의 직종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애덤 그랜트는 Giver가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3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Giver가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3가지 방법
1. Giver가 지치는 것을 막는다 (Protect Givers from burnout)
작은 선의(영상에서는 '5분 선의'로 언급한다)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도움이 되는 사람을 연결해 주거나, 지식을 나눠주거나, 피드백을 주고받거나 심지어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누군가'를 알아내는 것 또한 포함된다. 이러한 작은 선의는 Giver가 영역을 치고 스스로를 보호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2. 도움을 요청하는 문화를 만든다 (Encourage help-seeking)
'도움을 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의 집단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한 병동의 예시를 통해 살펴보자.
특정 층에서는 간호사들이 도움을 많이 청하지만,
다른 층에서는 대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도움을 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층에서의 특별한 점은 '간호사를 돕는 일'만 하는 간호사가 따로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그들은 환경이 마련되었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중요한 사실은, '도움을 청하는 것'이 Giver의 성공과 행복을 지켜내기 위해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Giver와 같이 행동해야 한다. (기존의 Giver만 살리는 것이 아닌, 새로운 Giver들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와 같다)
Giver는 대게 '요청'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무능해 보이고 싶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하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Giver들은 좌절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Taker)이 어떻게 이익을 취하는지 알게 될 때를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팀에 누구를 들일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3. 올바른 사람(Giver)을 조직에 포함시킨다. (Get the right people on the bus)
조직에 Giver를 많이 끌어 들일수록 좋을까?
예상과 달리 이것은 그리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Taker의 부정적인 영향은 Giver의 긍정적인 영향의 2~3배가 된다. 즉, Taker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강연에서 애덤 그랜트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한다.
썩은 사과 한 개가 (주스) 한 통을 망치지만, 양질의 계란 하나가 양질의 한판을 만들지는 않는다
Taker를 조직에 들여오면 Giver는 도와주는 행위를 중단한다. 하지만 Giver를 들여온다 해서 관대함(generosity)이 폭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직원들은 Giver의 역할에 의존할 수 있다. 즉, 3번째 방법은 사실상 다음과 같다.
3. 악을 조직에서 제거한다 (Keep the wrong people off the bus)
이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되면 결국 조직에 Giver와 Matcher만 남는다. Giver는 결과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더욱 관대해진다. Matcher는 일반적인 규범을 따르기에 조직에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Taker를 처음부터, 특히 첫인상으로 선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를 구별하는 흔한 방법으로는 '우호적(Agreeable)'인지 '무뚝뚝한지(Disagreeable)'를 알아보는 것이다. 주로 '우호적'인 사람은 모든 반응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한다. 반대로 '무뚝뚝'한 사람은 비판적이며 회의적이다.
그렇다면 우호적이면 Giver, 무뚝뚝하면 Taker일까?
여러 분석 결과, 아니었다. 그 둘의 특성은 그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뿐, Giver와 Taker는 '내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호적인 Giver & 무뚝뚝한 Taker
우호적이면서 Giver인 자들과 무뚝뚝하면서 Taker인 자들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뚝뚝하지만 Giver인 사람들은 누구일까?
무뚝뚝한 Giver
강연에서 애덤 그랜트는 그들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운영체제(Operating System)가 좋은데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별로인 사람
무뚝뚝하면서 Giver인 자들은 가장 저평가된 사람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거칠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타인을 배려하며 가장 결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이다. 무뚝뚝하기에 아무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지만, 반드시 새겨들어야 하는 존재이다. 이들을 잘 평가하기 위해서 부정적인 평가와 선입견을 막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호적인 Taker
우호적인 Taker는 쉽게 말해 '우호적인 척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조직에 들어오면 매우 위험하다. 그렇다면 이들을 판별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애덤 그랜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활용한다고 한다.
당신의 경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킨 4명의 이름을 대시오
해당 질문에 대해 대게 Taker는 자신보다 훨씬 더 영향력 있는 사람들로 이름을 댄다고 한다. 그들은 대게 아첨과 하대에 능숙하기 때문이다. 반면 Giver들은 (서열을 따지자면) 훨씬 더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댄다고 한다. 이러한 성향은 평상시 일상생활에서도 살펴볼 수 있으며 식당 종업원이나 택시기사에게 대하는 행동을 보고서도 알 수 있다.
마무리
우리는 조직을 형성하고 유지할 때
Taker를 잘 솎아낼 수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Giver들의 burnout을 막을 수 있다면,
Giver들로 하여금 야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목표를 쫓을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 Giver들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즉, 성공은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대신, 돕는 것에 가깝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위 글은 TED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추가적인 설명과 필자의 사견을 더하였습니다.
참고
"Are you a giver or a taker" - Adam Grant(TED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