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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희 Feb 22. 2021

자연과학 개요

자연과학 개괄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과학은 특정의 저작이 아니고 오르가논처럼 자연 관련 저작의 묶음으로 <자연학>으로 일컬어진다. 자연과학은 자연의 으뜸 원리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자연 운동을 다룬 자연철학의 일반원리인 <자연학>, 별의 질서와 생성을 다루어 물리에 관한 내용인 <천체에 관하여>, 생성과 소멸의 일반론인 <생성과 소멸에 관하여>가 있다. 그 외에 별들의 운동에 가장 근접하여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기상학>이 있는데 여기 까지는 무생물의 운동을 다룬다. 다음으로 생물의 운동을 다루고 있어 과 동물을 종에 따라 나누는 일의 <동물지>, <동물 발생론>, <동물 부분론> 등이 있고, 동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인 영혼을 다루는 심리학과 가까운 <영혼론>, <자연학 소론집>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과학에 관한 저작은 전체의 절반을 넘길 만큼 많다. 그러므로 과학을 빼고 그의 사유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오히려 과학 중심으로 그의 사상을 논하는 것이 맞는 관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제외하면 그리스 사상가들은 완전한 과학 정신에 이르지 못했었다’라는 화이트헤드의 언급과 같이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의 창시자라고 칭송되기에 합당한 인물이다. 이유는 플라톤과의 대립에서 잘 나타난다. 자연학의 핵심은 변화인데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운동을 설명하기에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물론 플라톤의 이데아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창출된 가장 나은 이론이었다. 그러므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선대철학자들의 이론 검토와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으로 자연학을 시작하는 것은 예정된 자연스러운 순서이다.


자연학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물체의 운동과 정지에 관한 공통적인 본성을 다룬다. 이때 물체는 무생물뿐만이 아니라 생물도 해당하는 특징이 있다. 비유기적 복합물은 원형, 직선 및 강제된 운동을 하려는 내재적 경향을 보이며, 살아있는 물체 또한 움직이는데 법칙이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이 만든 제작물도 움직이며 이때 장인과 사용자에 의해 운동이 부가된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을 유기체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운동을 설명하는 대상은 실재가 하나여야 하고, 내재적 형상을 뜻함 - 변화를 경험 때문에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근대 초기부터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철학자로서 비판을 거세게 받게 된다. 우주가 합목적성에 지배받는 보편적 목적론은 심한 비판에 시달렸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가 저절로 가진 의미 충만, 가치와 목표를 향하는 존재론적 풍요의 산물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비판이 과대한 이유는 사람들이 아리스토텔레스와 아리스토텔레스 주의를 혼동하기 때문이다. 즉, 비판의 주 대상이 되는 것은 후대의 아리스토텔레스 주의자들에 의해 각색된 것이지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특히 물리학에서 오류가 많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를 단지 오류의 관점에서 보는 것보다 당시의 관측 도구의 한계에 의한 불가능성을 따지는 것이 오히려 정당할지 모른다. 무조건 틀렸다고 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과학이 비난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탐구 방법은 자연 전체를 관찰하거나 특정 현상에 관하여 자연의 반영을 직접 관찰한 것이다. 즉,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연과학을 하는 방법은 근대와 비교하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쨌든 특히 현대에 이르러 재조명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이 찬사를 받는 쪽으로 기우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자연과학을 논하는 순서는 무생물에서 생물로, 생물 중에서 인간으로 넘어가는 순서를 밟는다. 이의 핵심에는 운동이 있으며 물체, 동물, 인간 각각의 운동을 논하는 방법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기본 원리에 따른 것이다. 무생물의 운동에는 지구상 물체의 운동과 물질의 구성, 물질의 운동을 통한 기상 현상에 대한 설명, 우주에서의 별의 운동을 순서에 따라 다룬다. 그러므로 물리학, 기상학과 천문우주론이 무생물의 운동에서 다루어진다. 생물은 식물과 동물 및 인간이 있어 영혼의 관점에서 이들의 운동이 말해진다. 이처럼 인간 개체의 영혼이 정의되면 인간들 자신의 윤리나 사회생활에 관계되는 정치로 넘어가는데 이는 사회과학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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