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사람인가 봐

열정 만수르 사장님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할 나이가 되면 한 번쯤은 접하게 되는 장르가 있는데 짐작이 가시나요? 책장 한편을 가득 메우던 위인전 시리즈예요. 위인전이 그다지 재밌지 않았어요.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의 일생을 왜 시간 들여 읽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어릴 적 읽던 위인전이 생각났어요.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우리는 일생동안 만나는 사람들에 많은 영향을 받고 살아요.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발전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어릴 때 미리 만나보는 위인들의 이야기는 어떤 아이에겐 큰 동기를 주기도 할 거예요.

유튜브 동영상은 한 젊은 사장님의 성공이야기를 인터뷰한 것이었죠. 그가 타는 좋은 차나 넓은 집이 부럽긴 했지만, 그것들에 감동받은 것은 아니에요. 그가 하는 깊은 생각과 넓은 포부에 잠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자신의 삶을 가꿔나가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고 싶은지 열정적으로 말하는 사장님에 마음이 일렁이더라고요. 그리고 그가 반복해서 말하던 성공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래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에게 결국 사람들이 모인다는 게 핵심 포인트라는데 아차 싶더라고요. 너무도 당연한 건데 쉽게 놓치며 살았던 거 같아요.

살다 보면 사람에 치여 사람이 미워질 때가 종종 있죠. 그럴 때마다 '나는 자연인이다'의 자연인들처럼 산속에 들어가고 싶어지곤 해요. 원래 아무도 없었던 듯 말이죠. 세상에 나 혼자만 존재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살면 자유롭고 속이 후련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럼에도 어느새 핸드폰을 열어 좋아요 개수를 확인하고 댓글에 신나게 답을 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해요. 이런 모순의 정체는 뭘까 싶어 스스로가 우습더군요. 결국 답은 사람에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누군가에 대한 미움과 분노 등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밤잠을 설치곤 하지만, 그런 감정을 치유하는 것 역시 사람의 온기인 거 같아요. 사랑 배려 믿음 등의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가진 장점들 말이에요.

"소인은 이윤을 남기지만 대인은 사람을 남긴다." 소설 '상도'에 나오는 조선 거상 임상옥의 대사예요. 듣기엔 쉬운 말 같은데 막상 생각해보면 참 어려운 말이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일생을 돌고 돌아 우리가 남기고 가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이번 삶의 끝엔 무엇이 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