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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Aug 22. 2020

콩깍지가 벗겨질 때

위기를 만난 부부가 주목해야 할 3단계


코로나 19로 인해서 요즘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지난 주말에는 가을에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가 주례를 부탁하며 인사를 하러 왔다. 가을에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기를 기대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랑과 신부에게 내가 브런치에서 쓴 글을 중심으로 출간한 책 “똑똑, 나 이제 결혼해도 될까요?”라는 책을 선물로 주면서, 결혼식을 하기 전에 꼭 읽어보라고 말했다. 내 방을 나가는 신랑과 신부의 얼굴을 보면서 그들의 들뜬 표정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행복한 결혼을 꿈꾸고 결혼식장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어떤 부부들은 몇 년이 지나지 않아서 서로에게 실망하고 서로를 비난하는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폴 스티븐스 박사는 그의 저서 “폴 스티븐스의 결혼 이야기(Married for good)”에서 결혼 생활을 하면서 위기를 맞는 부부들은 3단계의 과정을 통과한다고 말한다. 이런 과정이 어떤 경우에는 하루 만에 이루어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6개월에서 2년이라는 세월 동안에 걸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3단계는 무엇일까?


첫 번째 단계는 배우자를 향한 콩깍지가 벗겨지는 것이다.


연애를 하는 남녀의 눈에는 콩깍지가 씌워져 있다. 남자는 여자를 만나면서 이 여자는 정말 세상에서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향하여 웃어주는 그 여자의 얼굴 속에서 남자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여자는 남자를 만나면서 이 남자야 말로 무조건적으로 나를 인정해주고, 나를 보호해주며, 나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라는 생각을 가진다. 그래서 남녀는 그들을 더욱 행복하게 해 줄 결혼식으로 골인을 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식을 하고, 결혼 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눈에 씌워져 있었던 콩깍지가 서서히 벗겨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생긴다. 특히 배우자가 예상치 않던 실망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외도를 했을 때 배우자를 향해 가졌던 신뢰에 금이 간다. 이전까지는 자신이 배우자를 그렇게 소중하게 여겼는데, 이제는 그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감정에 휩싸인다. 배우자에 대하여 여태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생각이 옅어지고, 점점 자신도 모르게 배우자의 부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살게 된다. 배우자를 향해서 모든 것을 좋게 보고 살았던 콩깍지가 벗겨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긴장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다.


부부간의 콩깍지가 벗겨지면 그다음에는 긴장 관계가 지속되어 간다. 부부는 서로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서로에게 자신의 속 마음을 털어놓고 의논의 상대로 여기지 않게 된다. 과거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아픔에 대하여 배우자에게 이야기해도 배우자가 자신을 무한정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준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아픔을 이야기하면 그 이야기가 부부 싸움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자신이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을 후회하며, 다시는 자신의 단점이나 아픔을 배우자에게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에 분노가 쌓여가면서 이런 감정으로 인해서 부부간의 충실했던 관계도 사라지고 무늬만 부부로서 살아가게 된다. 쇼윈도 부부처럼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부부처럼 행동을 하다가,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는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다. 부부간의 잠자리가 사라지고, 성적인 만족을 채우기 위해서 바람을 피우는 경우도 생긴다. 이제는 작은 불만만 있어도 배우자에게 쉽게 화를 낸다.


세 번째 단계는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는 것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부부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가 하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를 경멸하고 서로에게 냉담한 태도를 가지고 살게 된다. 대화를 하다 보면 언제 꼬투리가 잡혀서 공격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아예 말을 섞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 부부간에는 점점 더 대화가 사라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부부의 마음속에 있었던 사랑의 정서라든지 서로를 향해서 잘해 주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그래서 부부는 더욱 불행해진다. 결혼을 해서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했는데 이제는 행복도 사라지고, 상대에 대한 믿음도 사라진다.


그래서 떠오르는 생각이 별거를 해 보자는 것이다. 얼마간 헤어져서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자고 제안을 하게 된다. 그러나 별거는 말 그대로 냉정하게 생각하다가 부부간의 관계가 더욱 냉정하게 되는 과정이 된다. 부부는 별거를 통해서 상대에 대하여 마음의 정리가 되고, 혼자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지게 된다. 그래서 부부는 감정을 정리하고, 이혼으로 가는 길을 밟기 쉽다. 그러나 이혼이 해결책은 아니다. 이혼하기 전에 부부는 서로가 무엇 때문에 부부의 관계가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많은 경우에 부부 스스로는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정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통하여 서로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부분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발견해야 한다.


부부가 가까울수록 예의를 잊지 말자.


결혼이라는 배는 가만히 두면 알아서 자동으로 행복의 항로를 찾아가지 않는다. 부부의 행복을 깨뜨리는 사건은 큰 것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부부간에 작은 행동, 눈빛, 무관심한 태도 등으로 시작해서 상대가 나를 무시하고 있고 나를 인정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에서 부부간의 갈등은 시작된다. 그래서 부부 사이에는 예의가 필요하다. 부부는 너무나 친한 관계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거나, 이런 행동을 해도 이해해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신도 모르게 상대에게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이 하나 둘 쌓여가면서 서로에게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작은 습관이 행복과 불행을 좌우한다.


행복한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부부가 서로에게 거짓말을 한다든지, 서로에게 신뢰를 깨뜨릴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부부는 서로를 존중해 주고, 서로의 말을 경청해주고, 상대가 요즘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때때로 배우자에게 적절한 사랑의 표현을 해주어야 하고, 가끔은 배우자가 기뻐하는 선물을 줄 필요도 있다. 애정 표현이 없는 사람은 애정 표현을 연습해서 상대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표현하며 살아야 한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배우자에게 창피를 준다거나 무시를 하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고 오히려 배우자를 칭찬해주고 높여주어야 한다.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쌓여 배우자를 행복하게 해주기도 하고, 불행으로 가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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