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휘잉 Aug 05. 2021

프로이트와 아들러 그리고 융

심리적인 문제의 원인과 심리치료 방법

프로이트와 아들러 그리고 융은 3대 정신분석학자로 알려져 있다. 


 프로이트 이전엔 정신과 상담이란 것은 거의 없었다. 정신 이상자는 대부분 격리되거나 종교적이거나 비체계적인 요법의 대상이 될 뿐이었다. 19세기 이전은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그다지 살기 좋은 시대는 아니였던 것이다. 


 프로이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상담 요법과 정신에 대한 이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프로이트와 아들러 그리고 융인데, 그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융이 세상을 뜬지도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이 셋의 이론은 심리 치료의 중심이다. 


 이 세 명은 서로 교류도 많았고, 비슷한 시기에 심리 치료를 다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자의 이론은 모두 달랐다. 




신경증의 원인


 우선 신경증, 즉 정신적 문제의 원인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잘 알려졌다시피 프로이트는 신경증의 원인을 대체로 성욕에서 찾았다. 심지어 거의 모든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성적인 것으로 파악해서 그것에 거부감을 느낀 아들러와 융이 갈라서는 계기가 되었다. 아들러는 모든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성적인 것으로 꼽고, 트라우마를 중요시하는 프로이트에게 반감을 느끼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아들러에게 대부분의 정신적 문제의 원인은 열등감의 문제였다. 인간은 누구나 열등감이 있고 그걸 극복하려는 자연스러운 의지도 있는데, 열등감을 애써 억누르고 감추거나 좌절감이나 잘못된 생각 때문에 극복하려는 노력이 이뤄질 수 없을 때 심리적인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융은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관점이 모두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심리적인 문제의 원인을 몇 가지로 단순화해서 정리하는 대신 각자 요구와 욕구가 다른 개인이 있다는 점을 더 중요시했다. 즉, 융에게서는 프로이트나 아들러에게서처럼 대표적인 신경증의 원인을 꼽으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들을 말이 딱히 없는 것이다. 


심리치료   


 심리적인 문제의 원인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른만큼, 당연히 심리치료 기법도 모두 달랐다. 


 프로이트식 심리치료의 중심 키워드는 고백이다. 환자의 무의식으로부터 억압되어 있던 기억이나 감정을 꺼내놓는 것이다. 이렇게 무의식을 꺼내놓기 위해 최면을 이용하기도 했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연상을 하기도 했으며 꿈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러한 고백 과정을 통해 환자들은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생각을 직면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신경증적 증상을 치료했다. 


 아들러의 중심 키워드는 교육이다. 고백을 통해 환자의 무의식을 의식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환자들은 새로 알게 된 사실을 머리로만 이해했을 뿐 삶의 방식에는 변화가 없었고 문제 역시 그대로였다. 아들러는 그런 사람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좀 더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한다던지, 좀 더 이타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식의 현실적인 지침을 내놓았다. 아들러의 목표는 대체로 환자가 사회적으로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융의 키워드는 개성화다. 개성화는 말 그대로 개인의 개성을 살리라는 말이다. 


“각자를 위한 천직은 자기 자신에 도달하는 것 하나밖에는 없다. 그는 어쩌면 시인, 혹은 미치광이, 예언자 혹은 범죄자로서 끝장이 날지도 모른다.”


<데미안>


 이 말이 개성화를 잘 표현한다. 아들러의 목표인 사회적으로 잘 적응하는 것과는 대척점에 있는 듯한 말이다. 융은 어렵지 않게 사회에 잘 적응한 환자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 사람들에겐 사회적으로 잘 적응한 삶, 소위 정상적인 삶이 오히려 권태와 무의미함을 느끼게 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상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에 따라 살 수 있는 삶인 것이다.  


 프로이트와 아들러 그리고 융이 각자의 이론만을 배타적으로 사용한 것이 전혀 아니다. 각자 서로의 이론으로부터 영감을 얻기도 했고, 환자를 치료하는데 서로의 이론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다. 다만 중요시하는 것이 달랐을 뿐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