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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담Adam Apr 18. 2024

아이와 같이 자는 날

방금 전까지 나에게 말을 걸던 아이가 자려고 내 쪽으로 몸을 가까이한다. 발을 내쪽으로 가까이 붙이고 좀 더 있다가 손도 내 몸 위에 얹는다. 잠이 드는 순간은 다른 세계로의 접속 같은 느낌이다. 아이의 몸은 잠에 깊이 빠져들기 위해 약간의 접속통을 겪는 것 같다. 자그맣게 끄응거렸다가 손 끝과 발 끝을 살짝씩 떤다. 도킹하는 우주선들의 부딪힘 같은 순간이다. 몇 번의 경련, 그리곤 도킹에 성공! 아이의 몸은 잠에 빠져들었다. 두뇌에서는 잠 호르몬들이 분비되고 몸은 최적의 자세를 잡기 위해 꿈틀 거린다. 코를 약간 골기도 한다. 잠의 초반은 완전히 다른 세계로는 아니라서 좀 답답하다 싶으면 이불을 밀쳐낸다던가 오른쪽 왼쪽으로 돌아누워가며 최적의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 나면 소리는 사라지고 고요한 호흡 속에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는 동시에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릴 세계로의 모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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