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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총각 Nov 24. 2018

젊은 사람이 필요해

기회의 땅?

"동영씨 이거 좀 프린트로 뽑아 줄 수 있어?"


"네"


탁탁탁탁 딸깍 딸깍.


위이이잉~


"와 역시 젊은 사람은 다르네"


내가 한 일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문서 작성과 출력이었다. 농사일만 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농사가 아닌, 컴퓨터 작업을 도와드렸다. 마을 사업을 이제 막 시작한 이 마을에는 여러 종류의 문서가 필요했는데, 이걸 타이핑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칭찬을 받으니, 마치 불로소득자가 된 기분이다.


"또 다른거 도와드릴거 있나요?"


"어~ 그래그래 동영씨 이것도 좀 해줄 수 있나?"




경기도 포천의 한 마을. 마을 이장님을 중심으로 이곳에 귀촌하신 40-50대 젊은(?)분들이 모여,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마을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시골에선 40~50대면 막내에 속한다)

이분들이 시작한 마을 사업은 '마을 캠핑장'과 '판매장' 운영이었다. 마을 경치가 뛰어나 캠핑장은 좋은 아이템으로 보였고, 캠핑장에 오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카페겸 농산물 판매장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하셨다.


"어때 여기 캠핑장 예쁘지?"


"네, 경치가 정말 좋아요!"


나는 이장님과 함께 새로 생긴 캠핑장을 둘러보았다. 가운데 공용시설을 중심으로 나란히 들어선 카라반과 글램핑장에 들어가 보니, 새로 지은 새집 냄새가 났다.


"아직 손님은 안 받으시는 건가요"


"응, 아직 마무리 안된 게 좀 있어서, 몇 개월 뒤에 오픈할 예정이야."


"시설은 마무리된 거 같은데요?"


"응 시설은 마무리가 됐는데... 아직 홈페이지 마무리가 안됐어"


마을 사람들은 캠핑장을 소개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기 원했었다. 마침, 마을에 가장 젊은 분 중 한분이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제작 회사를 연결시켜주었는데, 이 회사에서 홈페이지 제작을 너무 대충 해준 것이다. 


"우리가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라 만만하게 본거 같아..."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기에도 허접해 보이는 홈페이지를 만드는데 지불한 비용은 대략 500만원이었다. 이에 화가 난 마을 이장님과 부녀회장님은 회사를 이어준 마을 사람과 높은 언성의 대화를 이어갔고, 홈페이지를 다시 수정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 그날의 대화는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잘 모르는게 잘못이지... 근데 문제는 홈페이지가 제대로 나와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거지..."


"젊은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마을 사업이 수월할텐데요..."


시골 마을엔 젊은 사람이 필요해


2018.05.26-05.31

경기도 포천에서


@도시에서온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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