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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설계하라

나의 존재 이유를 의식하라.

by 김진성

저는 경기도 남부에 거주하고 있는 덕분에, 어디서든 롯데타워 건물을 볼 수가 있습니다. 사실 걸어서는 1시간도 더 걸리는 거리이지만 그토록 우뚝 솟아있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지도를 보지 않고 잠실을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롯데타워 같은 꿈'이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워낙에 단단하고 높게 서있어 혹여나 다른 길로 새더라도, 그 건물만 보고도 다시 나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꿈이란 것은 요즈음 사회에서 지나치게 막연해진 경향이 있습니다. 마냥 부자가 된다거나, 좋은 집을 사겠다거나, 외제차를 사겠다거나. 이러한 꿈으로 지어진 건물은 아무리 높게 지었다 한들 지반 공사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면 무너지기 일쑤일 것입니다. <아기돼지 삼형제> 중 첫째가 아무리 집을 크고 화려하게 지은들 볏짚으로 지어 무용지물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설계를 다시 해야겠죠. 부자가 되고 싶다면, 대기업에 취직할 것인지, 창업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할 것이고, 어떤 분야에 몸을 던져야 불만 없이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인지. 더불어 부자가 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요. 자고로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 하였습니다.


저도 동네 슈퍼마켓 건물만큼도 못한 막연한 꿈을 가진 적이 많습니다. 삶에 당장 닥친 불만족을 내가 아닌 다른 탓으로 돌리고 싶었던 것이죠. 예컨대 돈이나, 타인이나, 직장과 같이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만 해결하면', '저것만 해결하면' 하며, 막막하고도 심지어 내 의지로 이뤄낼 수도 없는 근본도 없는 꿈 설계를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 설계도는 진즉 발기발기 찢어져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습니다.



올바른 꿈 설계를 위해서는, 당장 자신이 가진 것을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나열해보아야 합니다. 내가 가진 도구와 자재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인 것입니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얻어낼지 고민이 뒤따를 것이고, 그것을 이용해 어떤 목표를 이뤄낼 것인지 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목표를 이룬 후 그 꿈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세워진 '꿈의 랜드마크'는 스스로에게 든든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어두운 길에 등대가 되어줄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꼭 그 랜드마크에 단숨에 달려가지 않아도 됩니다. 잠시 다른 건물에 들리더라도, 밖으로 나왔을 때 그 멋진 꿈을 다시 올려다보며 다시 걸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단순하고 막연한 꿈밖에 없어 내 삶의 밝은 등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다시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볏짚이 아닌 튼튼한 벽돌로 지은 건물인지, 그 높이는 어떠한지 계속해서 의식하고 건전성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삶이란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확립해나가는 과정입니다. 뚜렷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면 나의 존재 가치를 다른 대상에 뒤집어 씌워야만 알아챌 수 있는 한계에 부딪칠 테죠. 당장 오늘부터라도, 나의 존재 가치를 확립하고 의식하며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탄탄한 꿈 설계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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