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의자에만 앉아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삶은 얼마나 편한가요? 당신이 앉아있는 자리에는 얼마나 안주하였는가요? 푹신한 방석에만 앉아있나요, 가끔은 명분 없이 밖으로 나가 모진 바람을 쐬기도 하였는가요.
나는 삶이란 충분히 불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불편한 것은 비상식을 만들고, 비상식은 이따금 새로운 상식을 빚어내거든요.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되어버리는 찰나 진정한 불편함이 찾아옵니다. 살아가는 동안 내가 얼마나 편하게만 생각하고 행동해왔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그 시간 동안 상식에 쫓겨 살아온 것은 아닌지요.
저는 글자를 내리 적으며 항상 비상식에 대해 고민합니다. 가끔은 말도 되지 않는 일들이 어느 순간 나의 부름에 의해 말이 되는 일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지만, 드라이아이스는 어떨까요? 쓸데없는 고민 같지만 이런 것들이 뚜렷한 영감이 되기도 합니다. 얼음이 녹으면 연기가 된다. 다리 한 짝이 없는 듯 불편한 생각이지만 내가 일으켜 세워주는 한 온전히 서있는 상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삶은 '의식하는 것'이라고 이어 말합니다. 편하게 본능에 발맞추어 내딛는 것도 나쁠 것 없지만, 구태여 불편하게 떠있는 태양을,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는 도로 이정표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는 것은 걸음걸이 이상의 의미를 주니까요. 의식은 불편함이고, 불편함은 새로운 가치를 지어 머릿속에 눈에 띄는 공간을 만듭니다.
그 생소한 의미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지루한 의자에 앉아있을 때에도, 주말에 하릴없이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을 때에도, 생각을 일으켜 세워 조금이나마 불편할 수 있다면 그저 낯익지만은 않은 생각들이 스쳐갈 것입니다.
제가 쓰는 글들의 공통 키워드를 찾는다면, '의식하다'를 고를 수 있을 것입니다. 공기 한 줌처럼 썰렁하게 지나가는 모든 흐름을 의식한다는 것은 분명 불편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금 더 미시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많은 사물이 놓여있는 책상보다는, 연필은 연필대로, 머그컵은 머그컵대로, 책은 책대로. 불편하게 의식하는 것에서부터 우리가 가지지 못한 생소한 가치가 생겨날 것입니다. 그 낯섦은 곧 영감, 발견, 즐거움, 소중함, 역동감, 고요함 등을 가져올 것이고, 그것들은 모두 행복으로 귀결됨을 알아야 합니다.